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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애들은 알까? 땅강아지 존재를~

4도 3촌,  풀 뽑다 발견한 땅강아지.

by 샤이니 Jan 0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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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강아지를 본 게 얼마만일까?


반가운 마음에 잠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갔다. 학교 끝나면 무조건 동네 골목길에 모여 해가 지고 엄마가 저녁 먹자고 찾아올 때까지  놀았다. 지금처럼 학원 갈 일이 없었으니까.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주먹을 넣고 흙을 높이 쌓은 후 손을 뺏을 때 무너지면 벌칙으로 손목을 맞기도 하고, 이마에 딱밤을 맞을 때면 눈물이 핑 돌았다. 땅따먹기, 고무줄놀이, 제기차기, 줄넘기 등.

여럿이서 어울리며 동네가 떠나가게 깔깔거리며 웃다가 울다가 싸우기도 하면서 자연스레 협동심, 배려심,

소통 능력을 배웠던 거 같다.


우리 아이들은 땅강아지를 알까? 책에서 그림으로는 봤을 텐데.

작은 몸으로 어찌나 동작이 빠른지 사진에 담기가 바빴다. 땅속에 머리를 집어넣는 애를 몇 번이고 엉덩이를 붙잡아 끌어내며 실랑이를 했다.




지금은 흙을 만지며 건강한 먹거리를 위해 농사짓는 일에 열심이다. 덕분에 건강검진 결과도 우리 가족 모두 정상이다.


친환경적인 자연환경에서만 살 수 있는 땅강아지가 우리 밭에 살아 있다는 건 건강한 땅을 위해 몇 년 동안 고생하고 노력한 결과물이다.


제초제와 농약을  쓰지 않고 무농약 야채를 먹겠다는 일념으로 봄부터 가을까지 풀 뽑느라 전쟁을 치른다.

살충제, 농약, 굼벵이약, 성장촉진제, 억제제, 알지 못한 약들이 수없이 많다. 하지만 힘들고 수확량이 적어도 판매 목적이 아닌 유기농 채소와 과일을  먹고자 시작했으니 할 수 있는데 까진 최선을 다 할 거다.


영양분이 풍부한 토양을 만들어주고 작은 미생물까지도 살리려다 보니 땅을 기계로 갈아엎지 않고 삽으로

곡괭이로 파서 우리 토양을 영양분이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다.

덕분에 우리 밭에 심어진 채소와 과일, 농산물들은 주변분들의 부러움을 산다.

전문 농사꾼보다 잘 키웠다고, 하다못해 지렁이, 개구리, 메뚜기, 배추 애벌레까지 모두가 토실토실이다. 그중에 주인도 포함이다. 어디선가 본 기억으로 우리에게 이로운 지렁이를 발견하면 죽이지 말고 나뭇가지를 이용해 살려주라는 글을 봤다.


노력의 결과로 몇십 년 만에 땅강아지를 볼 수 있는 행운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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