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도 3촌. 머위쌈밥과 머위된장무침.
겨우내 추워서 움츠린 땅을 제일 먼저 삐집고 올라와 온 밭을 뒤덮고 있는 머위잎. 겨울 동안 땅속에 움츠리고 있다가 처음 나온 새순은 보약 중에 보약이라고 알고 있다. 시기를 놓치면 먹어보기 힘든 어린잎.
여리여리 쪼끄맣고 파아란 새잎을 바라보며 뭐부터 만들어 먹을까? 궁리하는 내가 너무 인간미 없이 야박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매년 맛보았던 입맛을 기억하기에 오늘도 자연스레 쭈그리고 앉아 머위잎을 뜯고 있다.
어린 머위잎은 김치와 나물, 장아찌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어린 머위잎 장아찌를 만들어 형제 지인들에게 선물하면 귀한 대접을 받았는데 올해는 왠지 쳐다보면서도 하기가 싫다. 며칠 지나면 생각이 바뀌어 장아찌를 만들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싶어 일단은 손쉬운 거부터 만들어 먹기로 했다.
오늘 점심은 간단하고 쉬운 머위잎 쌈을 싸 먹기로 하자.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삶아서 찬물로 헹궈 물기를 짜준후 쌈장에 쌈을 싸 먹으면 쌉쓰레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특히 외식을 싫어하는 딸 출근 도시락이나 등산 가는 남편 도시락으로도 손색이 없다. 참치를 조금 넣고 쌈장을 올려준 머위잎쌈 도시락은 간단하고 영양 만점이어서 인기가 많았다. 사람마다 식성은 다르겠지만 쌉쓰레한 맛이 봄철에 잃었던 입맛을 돌아오게 해주는 보약이다.
머위잎 된장국도 나름 괜찮다. 시금치 된장국처럼 살짝 데친 머위를 먹기 좋게 썰어 된장국을 끓여도 별미다. 쓴맛이 싫으면 살짝 물에 담갔다 끊여도 된다.
저녁 메뉴는 머위잎 된장무침을 해보자.
머위된장무침.
주재료: 어린 머위잎
양념: 된장, 집간장 또는 액젓, 고춧가루 또는 고추장 약간, 매실청 약간, 참기름이나 들기름, 참깨.
1) 머위잎을 깨끗이 씻어준다.
2)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삶아준 후 곧바로 찬물로 헹궈 물기를 짜준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준다.(여린 잎이기에 2~3분
삶아준 후 줄기를 구부려서 끊어지지 않으면 된다.)
3) 준비한 양념을 넣고 버무려주면 끝이다. 모든 음식에 참기름과 참깨는 마지막에 넣어준다. (머위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어 마늘과 쪽파는 안 넣었다.)
이른 봄에 나오는 모든 나물들은 추운 겨울을 이기고 나오는 귀한 식재료들이기에 면역력 강화를 위해 골고루 많이 많이 섭취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