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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라헬 Nov 30. 2024

교보문고인데요, ‘유전자 게임’ 유라헬 작가님 맞나요?

“여보세요.”     

“네. 여보세요. 누구세요?”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 왔다.      


“여기 교보문고 IP팀인데요. ‘유라헬’ 작가님 맞으신 가요?”     


좋아, 좋아. 느낌 왔어.

이건 기회의 소리다.

목소리를 차분하게 가다듬고 대답했다.     


“네. 맞습니다~” 

“작가님이 ‘창작의 날씨’에 올리신 ‘유전자 게임’ 작품에 관심이 있어 연락드렸습니다. 

독점 계약을 진행하고 싶은데 혹시 생각이 있으신가요?”     


[‘창작의 날씨’는 교보문고에서 만든 웹소설 연재 사이트다. 

작품을 연재하는 중에 사이트가 망해서 아쉬워하고 있었다.]     


‘창작의 날씨’는 ‘유라헬’이라는 작가명을 처음 쓴 곳이었다.     

내가 굳이 이곳에서 작품을 연재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교보문고’ 측에서 만든 사이트라는 점

[난 교보문고를 아주 좋아한다! 회사 이념도 마음에 들고

교보문고 책 냄새도 좋고, 그냥 다 좋다! 

교보문고가 아이돌이었다면 난 열혈 팬클럽 회장이 되었을 것이다….]     


둘째, ‘자유 연재’라는 점

[기간 상관없이 자유롭게 연재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유전자 게임’은 미완성 원고였기 때문이다.]     


셋째, ‘작품들의 색깔이 다양’하다는 점

[다른 인기 플랫폼들은 로맨스, 무협 등 인기 작품들의 장르가 정해져 있는데

 ‘창작의 날씨’는 장르가 다양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유전자 게임’을 

‘창작의 날씨’ 사이트에서 연재했었다.     


내 작품은 파격적이었기 때문에 꽤 인기가 있었다.     


그 덕분에 연재 중에 ‘창작의 날씨’ 측에서 

‘인스타’, ‘페이스북’에 홍보도 해주셨다.

[늘 말하지만, 담당자님 덕분에 정말 행복했습니다. 감사했습니다.]   

  

그러던 중 사이트가 망했다.

어느 날 갑자기 ‘창작의 날씨’가 사라진다는 공지가 떴다.      

잘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컸다.


이 작품을 들고 ‘네이버 시리즈’나 ‘문피아’에 가야 할지  

고민하던 찰나에 전화가 온 것이다.     


“네! 너무 좋죠!”

“감사합니다. 작가님, 근데 혹시 50화 이상 쓰셨나요?”     


이런….     


안 썼다.


주요 장면들만 완성된 상태였다.     

‘유전자 게임’은 유니버스 세계관 작품이다.


1탄이 워낙 파격적인 작품이라 

1탄을 내기 전, 2탄인 ‘유전자 게임’을 먼저 연재해

독자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싶었다.

그래서 미완성인 ‘유전자 게임’이 세상의 빛을 먼저 보게 되었다.     


“오! 아니요!”     


“와우…! 작가님!”     


껄껄.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고?     

계약하지 못했다.

이유는 원고량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했다.

홍보도 해주셨고, 직접 전화도 해주셨다.

난 준비되어 있지 않았고 그로 인해 기회를 놓쳤다.     


그런데….


기분이 좋았다.     


내 작품을 알아봐 준 사람들.

내 작품을 알아봐 준 집단.     


이들을 만난 것 자체가 행운이었다.     


그들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그들과 함께한 모든 순간이 행복했고

마무리하는 순간까지도 

교보문고에서 나는 책 냄새처럼 

포근하고 따뜻했다.     


그래.     


책 냄새 같은 사람이 되자.     


그래서….     


 ‘유전자 게임’을 어떻게 할 거냐고?


조만간 빛을 보게 만들 것이다.


[이 작품은 된다. 되게 만든다. 무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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