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용 오피스 라운지에 앉아서 일하다 보면
자주 보이는 광경들이 있다.
바로 분위기 안 좋은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
함께 생활하는 공용 오피스 특성상
안 보고 안 들으려고 해도 보이고 들릴 수밖에 없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진행 중이던 사업에 문제가 생겼거나, 팀원들하고 문제가 생겼거나, 사업을 따오지 못했거나, 성과가 부진하다거나 등등이다.
그중에 가장 마음 아픈 대화는 역시 ‘자금난’이다.
그날도 여느 때처럼 라면을 먹고 있었다.
[이날은 흰 국물 라면을 먹고 있었다.]
30대 후반처럼 보이는 대표 2명이 내 옆 소파에 앉았다.
그러더니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망할 것 같아.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자금이 그게 다야.”
“더 알아봐. 진짜 그게 다야?”
“이걸 어떻게 하냐…. 접어야 할 것 같다.”
진짜, 남 일 같지가 않다.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따라오는 문제는 늘 ‘돈’이다.
하고 싶은 것, 해야 할 것은 많고 돈은 없다.
돈은 보통 정부에서 지원받거나, 투자받거나, 개인 자금을 끌어다 쓰거나인데
뭐 하나 쉬운 게 없다.
하긴 자본주의 사회에서 쉬운 게 더 이상한 거다.
근데 같은 대표로서 저런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남 일 같지 않다.
얼마나 두려울까….
‘돈’ 때문에 날개가 꺾이는 순간에는
그 어떤 위로의 말도 소용이 없다.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는 남자도 같은 생각인 듯했다.
말을 잇지 못했다.
그들은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난 마우스에 손을 올리며 생각했다.
‘훗날, 내 모습일 수도 있다.’
솔직히 스타트업 대표들은 늘 가슴 속에
‘불안’을 안고 살아갈 것이다.
‘불안’은 일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