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4시간을 위해 달렸던 694일: 프롤로그
밝은 초록으로 빛나는 표시가 갖고 싶어,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길 육백하고도 아흔네 번째 날, 형광빛 여섯 자리 숫자를 마주하고 눈물이 났다.
03:58:33.
어떻게든 손에 넣고 싶었던 숫자.
수없이 상상하며 바라마지 않았던 순간.
4.
내게는 숫자가 아니라 고요한 바다를 떠가는 돛단배 같아, 싱글렛에 망설임 없이 달았던 숫자.
달리는 내내 등에 박은 숫자를 늘 마음속에서 조용 히 띄워 보냈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돛단배는 넘어야 할 벽이 되었고, 나는 스스로에게 족쇄를 채웠다.
기회가 더 없을 듯해 모든 걸 던진 그 날, 다시 돌아 온 숫자.
하지만 이제 그건 벽이 아니라 나를 고요히 데려가 는 새로운 돛단배였다.
지금부터 제 숫자 돛단배에 얽힌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