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얼라인먼트

-목표에 제대로 서는 법

by 언덕파

대략 2년에 한 번 타이어를 교체를 한다. 단골 타이어 가게에 가서 타이어 교체를 끝내면 항상 듣는 말이 있다. “얼라인먼트 점검도 하셔야죠?”라는 말이다. 얼라인먼트는 자동차 운전자라면 익숙한 단어다. 차체의 바퀴가 같은 방향을 향해 있어야 직선으로 똑바로 달릴 수 있다는 뜻이다. 타이어가 살짝이라도 어긋나면, 운전대는 곧게 잡았는데 차는 옆으로 기운다. 속도를 올릴수록 그 어긋남은 커진다. 결국 타이어는 한쪽만 닳고, 차체엔 진동이 쌓이며, 언젠가는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이어진다. 자동차가 그렇듯,

삶도 얼라인먼트가 어긋나면 엉뚱한 방향으로 굴러간다.


골프의 얼라인먼트

골프에서도 얼라인먼트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타깃을 향해 정확히 서 있지 않으면 스윙이 아무리 완벽해도 볼은 엉뚱한 곳으로 간다. 많은 아마추어가 실수를 반복한다. 타깃보다 오른쪽을 바라본 채 샷을 했는데 볼이 오른쪽으로 휘어가면 “슬라이스가 났다”라고 착각한다. 사실은 스윙이 아니라 시선과 몸의 방향이 어긋난 탓이다. 때로는 반대로, 얼라인먼트가 잘못된 채로 우연히 타깃에 떨어진 볼을 보고 “오늘 샷감 좋네” 하며 착각한다. 하지만 그건 오른쪽을 에임하고 당겨친 샷이다. 단지 운일뿐, 진짜 실력은 올바른 방향에 나를 세우는 것이다. 가끔은 우연히 잘 맞아떨어질 때가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계속되지 않는다면, 문제는 스윙이 아니라 방향이다.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디를 향해 서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자동차와 인생의 공통점

자동차 얼라인먼트를 점검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바른 방향’으로 달리기 위해서다. 속도를 올리기 전에,
먼저 바퀴의 방향을 맞추는 것이 우선이다. 삶도 마찬가지다. ‘더 빠르게’보다 ‘더 정확하게’가 먼저다.

방향이 어긋난 채로 속도를 내면, 그건 발전이 아니라 빗나간 질주다. 가끔 우리는 ‘열심히’ 사는 것만으로 만족한다. 하지만 열심히의 방향이 틀렸다면 그건 빗나간 충성이자, ‘잘못된 목표를 향한 꾸준함’ 일뿐이다. 그래서 인생에도 정기점검이 필요하다. 내가 가는 길이 옳은가, 내가 바라보는 곳이 맞는가, 내가 지금 서 있는 위치는 정확한가. 삶의 얼라인먼트를 맞추는 일은, 모든 성취의 출발점이다.


건강의 얼라인먼트

건강도 방향의 문제다. 운동을 열심히 해도, 잘못된 자세로 하면 오히려 몸을 망친다. 유료로 PT를 받는 것도 올바른 기구 사용법과 정확한 자세를 점검받을 수 있어서다. 식습관도 마찬가지다. 좋다는 음식만 챙기다가 균형이 깨지면, 몸의 시스템 전체가 흐트러진다. 수면 – 운동 – 식사 – 휴식 이 네 가지가 서로 조율되어야 한다. 그중 하나라도 방향이 틀어지면 다른 요소가 보정하느라 에너지를 낭비한다. 건강의 얼라인먼트란 ‘무엇을 더 할까’보다 ‘무엇을 바로잡을까’를 묻는 일이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듣고, 균형을 맞추는 습관이 필요하다.


관계의 얼라인먼트

사람 사이에도 얼라인먼트가 있다.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일수록 방향을 맞추는 일이 중요하다. 나만의 속도와 각도로 달리면 서로 다른 궤도에서 엇갈리게 된다. 너무 가까워도, 너무 멀어도 균형이 깨진다. 친밀감과 자율성의 비율이 적당히 조율되어야 관계는 오래간다. 좋은 관계란 나의 중심이 흔들리지 않으면서,

상대와의 거리를 세심하게 맞출 줄 아는 상태다. 마음의 얼라인먼트가 어긋나면 작은 말 한마디도 오해로 변한다. 그러니 관계에서도 정기점검이 필요하다. “나는 지금 이 사람과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가?”


일과 삶의 얼라인먼트

많은 이들이 ‘워라밸’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진짜 균형은 ‘시간의 배분’이 아니라, ‘방향의 일치’다. 회사에서 하는 일과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이 맞지 않는다면 야근을 줄여도 만족할 수 없다. 일과 삶의 얼라인먼트를 맞춘다는 건 내가 하는 일이 내가 되고 싶은 나와 일치하는가를 묻는 일이다. 돈을 버는 일이라도,

내 정체성과 반대 방향이라면 결국 피로가 쌓인다. 내가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은가, 이 질문이 일과 삶의 얼라인먼트를 결정짓는 나침반이다.


정신의 얼라인먼트

불안은 종종 방향을 잃었을 때 온다. 해야 할 일은 많지만, 무엇을 위해 하는지 모를 때, 마음은 흩어지고 에너지는 분산된다. 명상, 일기, 산책, 조용한 독서. 이런 행위들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흩어진 마음을 정렬하는 정신의 얼라인먼트다. 바쁘게 움직이는 시간보다, 가만히 정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들이 마음의 중심을 다시 세운다.


습관의 얼라인먼트

습관은 나의 방향을 결정한다. 작은 습관이 모여 인생의 궤도를 만든다. 그러나 습관이 목표와 어긋나 있으면 나는 스스로를 방해하는 운전자가 된다. 매일 늦게 자면서 아침 루틴을 꿈꾸거나, 무작정 운동만 하면서 식습관을 방치한다면 그건 얼라인먼트가 맞지 않은 삶이다. 좋은 습관이 아니라, 올바른 방향의 습관이 필요하다. 습관이 나의 목표와 나란히 설 때, 비로소 삶은 매끄럽게 굴러간다.


얼라인먼트 점검은 스스로를 돌아보는 행위다.

“나는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내가 서 있는 방향은 옳은가?”
“내가 가고 싶은 곳과,
"내가 서 있는 곳이 일치하는가?”

이 질문은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자동차 정비처럼, 정기적으로 나를 점검해야 한다. 왜냐하면 방향은 늘 조금씩 틀어지기 때문이다. 도로의 요철, 바람, 시간, 피로. 삶의 변수들이 나를 흔든다. 그래서 조율이 필요하다. 많은 이들이 속도를 먼저 논한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높이. 하지만 방향이 틀리면 속도는 재앙이 된다. 바른 방향의 삶은 느려도 안정적이고, 어긋난 방향의 삶은 빨라도 위험하다. 결국 중요한 건,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다. 방향이 맞다면, 속도는 언젠가 따라온다.


골프를 배울 때 들은 말이 있다. “잘 치려 하지 말고, 제대로 서라.” 삶도 마찬가지다. 무엇을 얼마나 하느냐보다, 어디를 향해 서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요즘 나는 자주 멈춰 선다. 내가 지금 바라보는 곳이 맞는지, 내가 가는 길이 옳은지, 내 마음의 바퀴는 나란히 맞춰져 있는지 조용히 점검해 본다. 삶은 정비소가 없다. 그래서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 이 작은 점검이 내 일상의 진동을 줄이고, 보다 안정된 주행으로 이끌어준다. 오늘 잠시지만 오며 가며 걸으면서 얼라인먼트를 맞춘다. 잘 달리기 위해서라기보다, 적어도 엉뚱한 곳으로는 가지 않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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