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치료사로 살면서 운동치료를 공부했지만, 맨몸운동은 동작이 단순하고 다양하지 못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필라테스를 공부했다. 이렇게 필라테스와 재활 운동을 접목한 뒤, 주변 지인들에게 나의 운동방식이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는지 테스트를 해보았다. 처음에는 교정 운동이 아닌 일반적인 맨몸운동을 가르쳐보았다. 그런데 운동을 가르치면서 도중에, 운동 받는 사람의 몸에 나타나는 신체적 문제점이 계속 보이기 시작했고, 잘되지 않는 동작과 운동을 시행하였을 때 통증이 나타나는 걸 볼 수 있었다. 운동 방식을 테스트하려고 했던 것이지만, 점점 체형 교정을 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신체 불균형을 인지하고는 있지만, 해결할 방법을 알지 못한 채 그냥 운동만 하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전에 다쳤던 경험 때문에 무슨 동작이 잘 안된다든지, 특히 특정 동작을 취할 때는 통증이 생긴다는 것을 본인 자신도 알고 있었다. 이러한 부분을 해소하면서 운동을 진행한다면 내 독립이 성공할 수 있겠다고 확신했다. 나는 키 성장 운동처방사, 체형 관리사, 필라테스 강사, 슬링 운동, 슈로스 운동 자격증과 교육과정을 하나씩 이수했다. 여기서 특히 슬링 운동과 슈로스 운동에 대해 언급하고 싶은데, ‘슬링운동’이란 천장에 매달린 빨간색 줄을 이용한 치료와 운동으로, 치료실에서 평가도구, 치료적 보조수단, 신경재교육 치료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비급여 물리치료를 받아본 분들은 슬링치료에 대해서 알고 있을 것이다. ‘슈로스 운동’은 척추측만증 환자를 대상으로 호흡법에 기반을 둔 운동법이다. 두 가지 운동 모두 효과는 좋지만 대중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진 필라테스를 공부하였고, 재활영역과 필라테스 운동을 조금 더 심도 있게 접목해 보고자 했다.
모든 직장인은 한 번쯤 생각했을 것이다. 퇴사 후 자기 사업이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말이다. 그때의 나는 너무나 사업이 하고 싶었고 자신도 있었다. 마음을 굳게 다지고 병원에서 퇴사 후 바로 슬링 필라테스 체형 교정 운동센터를 오픈하였다. 운동센터를 오픈하였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물리치료사였다. 운동하기 위해 찾아온 회원들의 체형 분석을 하였고 나에겐 모두 환자로 느껴졌다. 그러므로 나는 언제나 새로운 상담이 잡히면 “아픈 곳이 있나요? 걸음걸이 한번 볼까요? 앉아 있는 자세도 한번 볼까요?”라는 질문으로 시작하였다.
단순한 운동보다는 내가 배워 왔던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접근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에는 늘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다. 아직도 체형 교정 운동이라면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이 많다. “체형 교정 운동이 어떤 운동이에요? 필라테스예요? 요가예요?” 이렇게 물어보는 사람들도 많다. 나 또한 처음에는 “신체 불균형이나 비정상적인 자세를 개선하기 위한 운동입니다”라고 설명했지만 대부분 이해하지 못했다. 결국 난 “전 물리치료사여서 필라테스 운동에 재활을 조금 더 접목했어요”라고 말했다. 내가 진행하는 운동이 필라테스라고 여긴 사람들이 조금씩 방문하기 시작했다.
어렵게 방문한 사람들에게 내가 가장 처음 건네는 질문은 “걸음걸이 한번 볼까요?”이다. 이 또한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하나둘 발걸음을 돌리는 분들이 늘어났다. 답답한 마음에 무작정 운동을 시켜보기도 하였다. 하지만 교정 운동을 처음 접한 사람들은 강한 자극을 못 느끼기에, 이 또한 의아해하는 눈치였다. 나 역시 이곳이 병원도 아닌데 나의 접근법이 맞는 건지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혼란스러웠다. 그렇다고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지 않나? 아직 대중적이지 않기에 내가 조금 더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인지도가 높은 필라테스 운동에 가깝게 운동을 진행했다. 대신 운동하는 중 동작에 대한 불균형을 찾고 다시 설명하며 재평가하였다. 다행히 조금씩 회원들이 찾아오기 시작하였고 난 다시 체형 분석을 시도하며 필라테스와 교정 운동을 섞어갔다. 그러던 중 어느 날, 한 분이 찾아오셨다.
목디스크로 통증이 심하고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던 분이었다.
“아픈 지도 너무 오래되었고 운동을 하면 좀 나을까 싶어서 찾아왔어요”라고 말씀하셨다.
그분의 자세 평가를 하던 중 보행 시 오른쪽 발목이 내(內)측으로 심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발견하였다. 나는 회원분에게 “체형 교정은 목이 아프다고 바로 목의 정렬을 맞추는 게 아닙니다. 바닥에 붙어있는 발부터 교정해 나가면서 위로 올라가야 해요. 천천히 밑에서부터 교정해 나갑시다”라고 설명하고 발목 운동과 보행 연습을 우선으로 진행하였다. 통증을 오래 겪어 소염진통제를 항상 복용하던 분이었다. 발목 운동과 보행 연습만으로도 그분은 통증이 조금씩 줄어드는 것 같다고 했다. 골반 교정 운동과 목운동도 조금씩 진행하면서 진통제를 먹는 횟수는 점점 줄어들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분이 가지고 있던 통증은 빠르게 개선되었고 매우 만족한 듯 보였다. 이윽고 그분은 다른 사람들에게 나를 소개 해주기 시작하였고 처음에 발걸음을 돌렸던 분들도 시간이 지나니 다시 찾아주기 시작했다. 일반 운동을 하더라도 체형의 불균형을 가진 상태라면 신체의 비대칭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먼저 파악하고 개선한 후 운동이 진행된다면 운동 효과는 더욱 좋아질 것이다. 이러한 나의 접근법에 대해 좀 더 자신감이 생기고 확신이 생겼다.
운동을 하려고 찾아오는 사람들은 모두 목적이 있다. 대부분 다이어트와 근력 강화 두 가지를 말하는 분들이 가장 많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접근하면 단순히 살을 빼기 위함이라기보다 다이어트를 해서 좀 더 아름답고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싶어 한다. 근력 강화 또한 외적인 아름다움은 물론이고 일상생활에서 내 생활의 활력을 더 가지려고 하기 위함이다. 그러기 위해선 내 일상생활의 패턴이 어떤지 현재의 내 몸 상태는 어떤지 파악하고 나의 약점 부위를 찾는 게 우선이 되어야 한다. 치료를 하기 위해서 검사와 진단이 먼저인 것처럼, 사람마다 똑같은 운동을 해도 체형에 따라서 그 효과와 통증의 해소 유무는 달라진다. 운동 또한 먼저 개인의 체형 분석을 통해 계획을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만약 신체 정렬이 틀어진 상태로 운동을 하게 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이미 뇌에서 학습된, 주로 사용하는 근육을 더욱 과사용할 것이고, 사용하지 않던 근육은 더욱 사용하지 않게 될 것이다.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대신하여 신체의 다른 근육이 사용될 것이다. 이러한 것을 보상작용이라고 한다. 보상작용이란 신체에 손상이나 기능 저하가 발생했을 때,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나타나는 다양한 반응을 이른다. 보상작용은 보통 기능 저하가 발생했을 때 신체가 스스로를 보정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움직임이지만, 다른 한 편으로 생각한다면 나의 약점을 감추기 위한 다른 근육의 대체 사용으로 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신체의 전체적인 균형이 저하되며 체형 불균형을 가져온다. 그렇기에 현재의 내 몸 상태를 먼저 파악하고 올바른 자세를 재교육한 후 본격적인 운동에 들어가는 것이 훨씬 바른 정렬로 가는 방법이다.
나는 무슨 운동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가? 보통은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운동을 찾게 된다. 축구, 농구, 골프, 테니스처럼 재밌는 운동을 찾는 사람도 많다. 또는 헬스장을 찾더라도 러닝머신만 타다가 집에 오는 경우도 많다. 내가 잘하지 못하는 운동은 선뜻 시작하기가 두려울 것이다. 그러나 내가 잘하는 운동을 한다면 체형을 교정 효과를 바라기는 힘들다. 심폐지구력이나 근력은 좋아지지만, 부상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으며 통증을 개선하기는 힘들다. 체형 교정 운동은 재미없고 지루하며 힘들 수는 있다. 내가 만든 센터는 체형 교정을 중점으로 하고자 만든 곳이다. 어렵고 힘든 길이 되겠지만, 나로 인해 건강을 되찾는 사람들을 보며 천천히 나아가보려고 마음을 다잡았다.
서론이 길었다. 이제 내가 겪었던 케이스들을 살펴보며 질환에 대한 설명과 교정 운동의 접근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