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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나다 부자엄마 Jan 02. 2025

캐나다 스타벅스 첫 출근날

실수해도 괜찮아.

"어, 아빠 내가 시킨 샌드위치는? 내가 그릴치즈 샌드위치 시켰는데 내 샌드위치 어디 있어?"


민자. 스타벅스에서 쉬는 시간이었다. 민자가 제일 좋아하는 오트 라테를 한잔 말아 제일 구석 자리에서 쉬고 있었다. 6살 혹은 7살쯤 보이는 소년과 아빠가 민자 옆에 앉았다.


"어, 아빠 내가 시킨 샌드위치는? 내가 그릴치즈 샌드위치 시켰는데 내 샌드위치는 어디 있어?" 소년이 말했다. 소년 말투에 약간의 짜증이 묻어있었다. 운이 좋았다. 민자 검은색 카디건을 스타벅스 유니폼 위에 두르고 나왔다. 다행이다. 그래도 어쩐지 고개가 숙여진다. 그때였다. 소년의 아빠가 말을 한건.


"저기 주문받는 사람이 오늘이 처음인가 봐. 처음으로 스타벅스에서 일하는 날. 저기 명찰 위에 쓰여있지. 트레이닝 중이라고. 첫날은 떨리고 실수도 할 거야. 너도 유치원에 처음 들어간 날 기억나?" 아빠가 소년에게 물었다.


"응 기억나. 나 그때 엄청 울었어." 소년이 그때 기억이 생각나는 듯 작은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었다.


"그렇지. 맞아. 유치원이 낯설어서 울었을 거야. 엄마도 없고 아빠도 없이 혼자서 유치원에 있어야 하니까.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났을 때는 어땠어?"


"응. 괜찮았어. 나 울지 않고 유치원에 갔잖아."


"맞아. 저 사람도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면 괜찮을 거야.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어. 어떤 사람이 처음 무엇을 시작할 때는 우리는 응원을 해주면 돼. 잘할 수 있다고 나도 첫날에는 그랬다고. 알았지? 아빠가 샌드위치 가지고 올게." 소년의 아빠는 소년에게 다정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민자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 소년의 아빠를 쳐다본다.


"와. 저런 사람도 있구나. 천사가 아닐까?" 민자도 스타벅스에서 처음 일할 때 얼마나 긴장하고 힘들었는지 생각났다. 작은 실수 하나에도 가슴 뛰고 손발이 떨리던 순간들이 스쳐 지나갔다.


소년의 아빠 말처럼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모든 시작은 낯설고 서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우리 모두배우고 성장한다. 처음의 실수를 너그럽게 이해하고 격려해 주는 사람들 덕분에, 우리 모두는 더 나은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다.


민자, 마음 깊이 깨달았다. 처음은 누구에게나 서툴지만, 그 순간을 이해하고 격려해 주는 따뜻한 마음이야말로 진정한 성장의 시작점이라는 것을. "나도 누군가의 처음을 응원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지." 민자는 그렇게 다짐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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