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게 좋은 거죠.
아침부터 민자가 일하는 스타벅스가 난리가 났다. 캐러멜 프라푸치노, 딸기 프라푸치노, 말차 프라푸치노. 하루 종일 민자는 프라푸치노만 만든 느낌이다. 달달달달달. 믹서기를 너무 오래 붙들고 있었나? 민자, 이까지 달달거린다. 손에 잡힌 믹서기가 이제는 내 손인지 기계인지 헷갈릴 정도다.
"아, 진짜 프라푸치노 좀 그만 시켜라."
민자의 짜증이 훅 치밀어 오른다. 만들기 쉬운 아메리카노나 오늘의 커피 같은 싸고 간단한 음료를 시키면 얼마나 좋을까. 민자는 혼자 툴툴거리다가 또 속으로 꿍시렁 거린다. 하지만 민자의 마음을 모르는 손님들은 아침 7시부터 모카 쿠키 크럼블 프라푸치노 같은 손이 많이 가고 복잡한 음료들만 주문했다.
정신없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주문을 받고, 프라푸치노를 만들던 그때였다.
"고마워요. 맛있는 프라푸치노 만들어 줘서. 좋은 하루 보내세요."
민자 기계적으로 믹서기 버튼을 누르려다 말고 멈칫했다.
짜증으로 가득했던 마음이 눈 녹듯 스르르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
그동안 민자는 자신을 그냥 돈만 받고 음료만 만들면 되는 평범한 바리스타라고 생각했었다.
손님의 고맙다는 한마디가 덜덜거리며 프라푸치노를 만들고 있는 민자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내가 하는 일이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하루의 한 조각이 될 수 있구나. 마음을 다해 음료를 만들어야겠다. 맛있게 말이야."
우리가 일터에서 하는 일이 때로는 반복적이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속에도 누군가를 위한 작은 기쁨과 행복이 담을 수 있을 거라는 걸 민자는 깨달았다.
손님의 "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민자의 지친 하루를 바꿀 수 있는 것처럼, 내가 하는 작은 행동도 누군가의 하루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오늘도 달달한 하루를 만들어 준 민자의 프라푸치노처럼, 우리의 일상 속에도 누군가를 웃게 할 작은 순간들이 숨어 있다는 걸. 그런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그 안에서 소소한 의미를 발견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짜 달달한 삶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