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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

숙제하기 싫은 지용이

by 한은혜 Mar 18. 2025

지용이는 학교 갔다오면 숙제를 꼭 하기로 엄마랑 약속했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숙제를 다하면 토요일에는 정말 하고 싶었던 게임을 30분 할 수 있었지. 숙제만 하는건 너무 힘드니 한 과목이 끝날때마다 만화를 보게 해줬는데 만화도 너무 재밌어서 숙제하기가 늘 싫었지.

학교 끝나고 지용이가 가고 있네. 책가방을 멧고, 금요일이라 실내화 주머니를 흔들며 콧노래 부르며 가고 있어. 사람들이 다 다니는 도로는 시시해서 도로 엽 돌담 위 아슬 아슬한 길로 가고 있네.


"삐삐삐삐"


"지용이 왔어?

옷 벗고 손 씻고 숙제 알지?

저녁에 월요일 부터 오늘까지 숙제 다했는지 보고 낼 게임할 수 있을지 알려 줄게"  


"응"


'숙제가 많이 밀렸는데 어떻게 하지?

얼굴에 걱정이 가득한 지용이. 오늘 아무리 열심히 해도 다 못할것 같은데...'


손 씻고 책상이 아니라 티비 앞으로 와 앉았지.


그렇게 재밌던 만화도 재미가 없는데 어디선가 지용이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


아무리 둘러봐도 엄마 밖엔 아무도 없었어.


그런데 또 들렸지.


"지용아!"


아주 선명했지. 하지만 이번에도 아무도 없었어. 그리고 또 들리면 무조건 정체를 밝혀내고 싶어 최대한 긴장하고, 귀를 쫑긋 세웠어.


또 들렸어.


"지용아!"


소리가 나는 곳은 서재였어. 바로 서재에 들어갔지. 그랬더니 연필, 지우개, 숙제책, 핸드폰이 가지런히 놓여있었어.


그리고 이렇게 말했지.


"지용아! 우리도 만화 보게 해주면 너 숙제 우리가 다 하게 도와줄게."


"진짜?"


지용이는 연필, 지우개, 숙제책, 핸드폰을 가져다가 티비가 잘 보이는 곳에 놨어. 그리고 오늘 볼 수 있는 최대한의 시간, 1시간 동안이나 만화를 실컷 봤지.


1시간이 다 됐다는 알람이 울리자 숙제책은 오늘 숙제 분량을 체크하고 시작 페이지를 펼쳤어. 연필을 슥싹슥싹 숙제를 해나갔어. 틀리면 지우개가 보조하며 풀어나갔지. 풀기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핸드폰이 검색해서 방법을 알려줬지.


오늘 절대 할 수 없었던 숙제가 다 끝났어. 영낙없이 엄마를 숙제 검사를 했고 한 문제도 안틀리고 완벽히 해낸 숙제를 보고 엄마는 고개를 갸우뚱 했어.


매주 지용이는 이렇게 숙제를 하니 너무 좋았어. 하지만 큰일이 났어. 학교에서 시험을 봤는데 제일 꼴지를 한거야. 엄마한테 혼날게 뻔한데. 어뜩하지?


집에는 오늘도 만화 보고 싶은 연필, 지우개, 숙제책, 핸드폰이 기다리고 있었어. 지용이를 향한 그들의 눈빛은 간절했지.


하지만 지용이는 시험 볼때 아무것도 풀수 없었던 건 스스로 숙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고 힘들지만 자기의 힘으로 숙제 하기로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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