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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김정우
Nov 01. 2024
추워질 나의 아침을 위하여
글로써 겨울을 나려는 나의 노력
날씨:맑음
최고온도:22
최저온도:14
이불속에서 일어난다. 마치
겨울잠을
끝내고 나오는 동물들처럼
하지만 일어나고는 싶지 않다. 이불속은 더 따듯하고 나만의
안식처이기 때문이다. 차갑고 건조한 바람이 내 코 밑을 지나
재채기를 해버린다. 이불속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지만
느릿느릿 움직이는 펭귄처럼 찬 바람 먹으며
학교로 간다.
나무들을 보면 붉게, 노랗게 물들었는데 그 나뭇잎을 보면
이 단풍은 추석에 들어야 됐지 않나 하며 생각을 한다.
내가 생각했던 추석은 붉은 단풍나무 그늘 아래 오손도손
모여 얘기하는 그런 추석이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올해의 추석은 반팔을 입으며 보낸 것 같다. 지금은 가을인 듯
겨울인 듯 애매하다. 춥긴 추운데 너무 추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긴팔을 안 입기에는 춥다. 마치 여름날에
에어컨을 켜고 잠을 잘 때 이불을 덮으면 이불속 열기가 올라와
불편하고 그런다고 이불을 절로 치우면 추운 그런 느낌이다
하지만 겨울이 되면 어떨까 지금도 춥지만 겨울이 되면
작년보다 추워질까 걱정이다. 올해의 등굣길은
작년 보다 더 추워질 것 같다. 지금 나의 신분은
학생이자 작가이다. 작가로서 글을 쓰고 학생으로서
학교로 간다. 글을 쓰는 건 어렵지 않지만 등굣길은 어렵다.
앞으로 추워질 등굣길을 이 글로써 녹여보련다. 따듯한 글,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 가방에 하나씩 들고 다니는 소설책 하나면
등굣길은 차갑지 않다. 손은 추울수록 움직이기 둔하고
머리는 작동이 잘 안 되니 글로써 추움을 버티고
글로써 작가라는 신분을 이어간다. 곧 있으면
고등학교를 간다. 이 중학교도 3개월 남았다.
이 겨울이 지나면 새로운 학교와 새로운 나를
만난다. 앞으로의 봄은 새롭고 또 새로울 거다.
하지만 먼저 해야 할 건 봄이 아닌 겨울
그 겨울을 버티려 글을 쓰고 또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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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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