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이야기
무언가를 많이 하고 싶은 날이었다.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그렇게 많은 일들을 척척 해내어서 인정받고 싶은 하루였던 것 같다. 재미있는 것은 그럴수록 하루는 그렇게 전개되지 않는다. 아침부터 분주히 뛰고, 사람들을 만나고, 해야할 일들을 했다고 생각하였는데, 그러고 나니 벌써 오후 3시가 되었다.
나이가 40에 들어서도 여전히 나는 어리다. 사람들을 대하는 것, 그리고 말하는 것, 생각하는 것, 나의 일을 하는 것 모든 것이 여전히 쉽지는 않다. 무언가를 욕망하기도 하고, 유혹에 넘어가기도 하며, 자제심을 잃기도 하며, 가끔씩은 조급함에 넘어지기도 한다. 그렇게 살아왔다. 나의 20대와 30대는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기 힘들어 발산하다 보낸 시간이었다. 그 에너지를 응축해서 다른 곳에 집중하기 보다는 내보내고, 흘러가게 만들었던 시간들이었다.
그러다 보니, 나의 시간은 40대에 접어 들었다. 어린 시절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지는 못하지만, 대신 조금은 더 관조적인 자세로 삶을 바라보고 차가운 온도로 사람을 상대하며, 객관적인 자세로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는 자평을 해본다. 아니면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