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글쓴이의 학교에서 개인 전시에 발표될 글입니다.※
Y는 왜 죽고싶은 걸까. 난 늘 궁금하다. Y가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왜 힘든지를 도통 모르겠다. Y가 힘든 게 이해가 안된다는 것이 아니다. 단지 순수하게 이유를 모를 뿐이다.
Y는 한번도 내게 이유를 알려주지 않았다. 늘 내가 물어보면 급히 주제를 전환한다. 내가 전환된 주제를 받아들이지 않고 재차 물으면 대답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면 나는 내가 Y에게 있어 기대기엔 못 미더운 사람이 된 것 같다는 생각에 화가 난다.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늘 숨기지 못하고 몰아붙이듯 묻고 만다. 그러면 Y는 무섭다며 울음을 터뜨린다. 그러면 나는 무섭게 말해서 미안해. 다른 얘기 하자. 울지 마. 그래도 난 너 사랑해. 따위의 말들을 연달아 내놓으며 Y의 바람대로 주제를 돌린다.
알고 있다. Y는 내가 소중하지 않거나 못 미더워서 털어놓지 못하는 게 아니라 그냥 타인에게 그 이야기를 하는 것이 두렵다는 것을. 상대방이 그 이야기를 받아들여줄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마음은 여전히 두려울 뿐이란 것을. Y의 여자친구로써, 그 전에 메가 베스트 프렌드로써 매우 궁금하고 그를 타파하도록 도와주고 싶지만 나는 Y가 털어놓을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