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마주친 라 흐르기옹
지베르니에서 제일 가까운 숙소를 찾아 숙소를 예약했다.
작고 조용한 동네_라 흐르기옹, 이름도 낯선 곳이다.
헤매고 헤매 가까스로 숙소에 도착했다. 계단을 올라가 도착한 숙소는 집처럼 아늑했다.
친절한 주인아저씨는 동네의 다양한 이야기를 빠짐없이 들려준다.
낯선 프랑스어는 우리를 당황하게 하고 서툴게 알아들은 몇 가지를 외워 동네를 둘러보기로 하고 숙소를 나섰다.
생각보다 작은 동네라 한눈에 들어온다.
처음 보는 모습의 가게를 기웃거리는데 멋지게 차려입은 신사분이 말을 건넨다.
부드러운 리듬을 타고 들리는 언어는 다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얼굴에 드러난 표정으로 봐 선 낯선 이방인에게 동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모양이었다.
멋진 신사분은 갤러리티룸을 운영하고 있었다. 갑작스레 찾아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우리를 그의 갤러리로 초대해 구석구석 안내해 준다.
갤러리를 나와 늦은 저녁을 먹으러 다시 동네를 둘러본다.
늦은 시간 작은 동네에는 마땅히 먹을 곳이 없어 보인다. 조그만 피자 가게의 문이 열려 있어 피자를 주문하고 근처 작은 가게에서 과일을 골라 저녁을 먹었다.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간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그러고 보니 어제 갤러리 티룸에서 만난 아저씨도, 숙소 아저씨도 동네에서 우뚝 솟아있는 성을 가리키며 가보라고 이야기했었다.
‘온 김에 한번 가볼까’
달리 계획에 없었던 곳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숙소를 나섰다.
와우! 이른 아침 시간인데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들어가고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도 한번 들어가 볼까.
남편에게 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으며 한 바퀴 둘러보았다.
원래는 꼭대기까지 올라갔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아쉽게도 올라가지 못한다고 한다.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못 봐서 살짝 아쉬운 마음이다.
여행은 우연이 쌓여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주는지도 모른다.
뜻밖의 장소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그들의 친절한 미소가 우리의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어쩌면 이번 여행에서 우리는 우연이 만들어낸 추억을 쌓아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예정에 없었던 곳을 들르느라 조금 늦게 우리는 다음 여행지인 몽생미셸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