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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lentMeditator Nov 12. 2024

토기


오늘 날씨가 조금 덥네요.

직원들이 마실 커피를 사러 가서 보니

한쪽에 이 빠진 커피잔 몇 개가 모여 있을 것을 보게 됩니다.

그 잔들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성경에 토기장이 비유가 있죠.


토기장이가 그릇을 만들었는데...

이쁘고 화려한 그릇도 만들고

무늬도 모양도 수수한 그릇도 만들고

어느 그릇은 굽다 실패하여 틀어지기도 하고 이빨이 나가기도 하고


좋은 그릇은 날마다

쓰임을 받으니

자부심이 넘쳤답니다.


반면...

수수하고 이가 빠진 그릇은 먼지만 수북이 쌓여가고

영원히 쓸 일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엄청나게 큰 잔치가 벌어져서

음식을 차려내는데

그릇이 모자라게 되고...


마침내는

한구석에 먼지가 뽀얗게 앉은 그릇도 잔치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려서부터...

주변과 세상사람들의 관심과 축복을 듬뿍 받으며 살아가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태어나면서부터...

버림받고 소외당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좋은 세상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것은

버림받고 소외받은 아이들이 웃을 수 있는 세상이다...라고 믿고 있습니다.


큰 잔치가 벌어져야만

비로소 존재감이 생기는 그릇들이지만

오늘 하루만은

꼭 잔치가 아니더라도

찬장안쪽에 먼지가 수북이 쌓인 그릇을 꺼내 쌈장을 담아 저녁을 먹어보면 어떨까요?


꼭 무슨 날이 아니더라도...

오늘은 이웃의 아이들에게 시원한 아이스크림하나라도 건네 본다면 어떨까요?


꼭 내 아이가 아니더라도

오늘은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아이를 지켜봐 주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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