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스승과 진정한 제자가 필요하다.
학원에서 교사가 하는 일은 그저 학생들에게 ‘교과 지식을 가르치는 것’일까요?
단순히 성적을 올려주기 위한 ‘지식 전달자’라면, 아마도 학원 운영에서 교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학원을 오랜 시간 운영해보니, 교사의 역할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훨씬 더 깊은 의미가 있고, 학원 운영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바꿔서 표현하자면, 학원 운영에 핵심 키는 교사가 쥐고 있다는 것입니다.
‘개인화’가 극에 달한 사회입니다. 아마 점점 더 심화되겠죠.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사회일수록 아이들에게는 진정한 스승이 필요합니다. 학원이라는 곳에 오는 아이들에게 성적뿐 아니라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진정한 스승이요. 세상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인생을 대하는 방식을 함께 고민해줄 스승이 필요합니다. 그런데도 이 시대의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성적에만 집중하길 바라고, 그 성적을 이끌어줄 사람을 찾고자 학원을 선택합니다. 정작 무엇보다 자녀에게 중요한 것은 아이가 삶 속에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승’이라는 점을 잊고서 말이죠.
점점 더 진정한 스승을 만나기 어렵고, 자연스럽게 진정한 스승은 자취를 감춰갑니다. 특히나 아이들이 진정한 스승을 만나기 어려운 이유는 부모도 아이에게 가르침을 주지 못하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죠. 어쩌면 부모가 자녀의 첫 번째 스승이 되어주지 못하는 것이 문제의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부모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 것인지를 제시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바르게 자라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죠.
이제는 부모도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모르는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가르침을 받지 못한 부모들은 또 그들의 자녀에게 가르침을 줄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지죠. 결국, 학원에서라도 아이들이 ‘진정한 스승’을 만나 ‘진정한 가르침’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선생님은 수업을 잘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원장님들도 직접 선생님들에게 질문해보세요. 아마 대부분이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럼 제게도 물어보겠죠? “그런 당신은 수업을 잘 합니까?”. 아니요. 저는 수업을 잘하지 못 합니다. 세상에 저보다 수업을 더 잘하는 선생님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저는 수업을 잘하는 선생님은 아닙니다. 저는 수업을 잘하지 못하지만 학생들을 이해하고, 왜 공부해야하는지 동기부여하는 것에 훨씬 더 뛰어나죠.
과거 선생님들이 알려주던 지식과 정보들은 이제 충분히 더 가까이에서 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디서든 다양한 매체로 빠르고 정확하게 오가죠. 따라서 요즘 교사들은 과거와 다르게 교과 지식을 잘 가르치는 능력이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습니다. 네, 그렇기에 문제는 그 이상에 있다는 것이죠. 정보를 통합하여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할 것인가에 달려있죠. 이제는 교사가 단순히 성적만을 높이는 역할이 아니라, 학생의 마음을 이해하고 함께 공감하며 소통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높은 학업 성취 결과만을 추구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습니다. 학생들은 교과 지식만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이해해주고 격려해주는 사람과 함께할 때 진정한 발전을 이루게 된다는 점을요. 그 과정에서 진정한 공부가 이루어진다는 것을요. 선생님이 수업을 ‘그냥 해서’ 학생의 성적이 오르는 것은 폭죽과 같습니다. 한번쯤 ‘반짝’ 터질 수는 있죠. 그러나 학업이 한 번 ‘반짝’하고 사라지는 것으로 충분한가요? 학업은 짧게는 약 20년간 그리고 길게는 평생에 걸쳐 계속 되어야 하죠. 그러면 그 지속적인 공부를 어떻게 할 것이냐 그리고 그 정보들을 통합하여 어떻게 학업적 성취를 이룰 것이냐. 바로 이 부분이 잘 가르치는 것, 그 이상에 있다는 것입니다.
선생님, 교사를 넘어 스승으로
교사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학생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입니다. 학생이 학원에 꾸준히 다니고 성적이 오르는 배경에는 교사의 진정성 있는 관심과 배려가 있습니다. 곰곰히 한번 생각해보세요. 학원에 오는 학생 중 선생님과 수다 떨며 시간을 보내고 가는 학생과 조용히 머물다 가는 학생 중 누가 공부를 더 잘할까요? 당연히 선생님과 상호작용하는 학생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더 좋은 성과를 가질 것입니다. 학원에 머물다고 돌아가는 학생이 성적이 좋다면 그 친구는 이미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한 친구일 거예요.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웃으며 시간을 보낸다는 것을 다시 뒤집어 생각해봅시다. 그것은 선생님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죠. 특히 그 관계가 깊어질수록 서로에 대한 이해가 짙어지고 끈끈해지기 마련입니다. 공부는 그 관계를 타고 시작됩니다. 그 끈끈한 관계라는 길 위에서 진정한 공부가 오가게 되죠. 선생님은 누구보다 학생을 잘 이해하고 있어 학생 맞춤형 학업 ‘페이스메이커’가 되어 줄 수 있습니다. 학생의 리듬에 맞춰 나아가고 학습 속도와 성향을 이해해주는 교사가 되는 것이죠. 끈끈한 관계 길 위에서는 학생의 성적 향상 뿐만 아니라, 학생이 인생을 바라보는 방식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스승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됩니다.
이제 지식은 누구나 어디서든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이고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정보 그 이상의 가치’를 알려줄 사람이죠. 어디에서든 쉽게 찾아 얻어낸 다양한 정보를 어떻게 통합하고, 어떻게 자신의 인생에 적용할지 알려줄 스승이 필요합니다. 어쩌면, 여전히 자기계발서가 꾸준히 출판되고 사람들이 끊임없이 찾는 이유도, 세상에 진정한 스승이 부족하다는 방증일 수 있습니다.
학생을 향한 관심
교사는 학생에게 학습 동기를 부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수많은 교사들과 함께 일하는 경험을 통해, 학생에게 시선이 닿아있는 선생님이 결국 학원에서 가장 큰 성과를 낸다는 것을 자주 확인하죠. 이런 선생님들에게는 3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 공감과 이해
· 정기적인 피드백
· 유연한 접근
공감과 이해
학생의 입장에서 그들의 고민을 이해하려는 교사의 노력은 학생에게 신뢰감을 줍니다. 그 신뢰가 쌓일 때 학생은 교사를 따르게 되죠. 이 파트에 중요한 지점을 말씀 드립니다. ‘표현’까지가 마음이고 수신 여부는 학생이 행동으로 보여주죠. 가끔 이런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매콤을 넘어서 약간의 날카로움으로 공감을 돌려 표현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 선생님과 함께한 학생들은 꼭 핑계를 대며 퇴원하곤 합니다. 그러면 선생님들은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내 마음과 진정을 다해 좋은 말을 해준 건데.. 학생들이 몰라준다.’ 하고요. 그런데 우리 이렇게 한번 생각해봅시다. 아기도 자기에게 좋은 것은 귀신같이 알아챕니다. 나에게 우호적인 사람인지 판단하는 것은 본능적이죠. 그렇다면 내가 한 표현들이 내 마음을 투명하게 반영되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고민 끝에 준비한 선물을 상대방이 받지 않는다면 그 선물은 더 이상 선물이 아니게 됩니다.
정기적인 피드백
학생들은 고민과 두려움이 많습니다. 우리 모두 그렇지 않았나요? 불완전한 시기일수록 고민과 두려움이 많죠. 학생들은 자신의 학습 상황과 미래를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 합니다. 미래와 장래에 대해 누군가 정답을 내려주길 바라죠. 부모도 그 영역에는 함께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선생님이 정기적으로 오로지 학생만을 위한 진심의 피드백을 제공하며 성장을 격려할 때, 학생은 자신감을 얻고 꾸준히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됩니다.
유연한 접근
학생마다 학습 속도와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교사는 자신의 기준에 학생을 맞추기보다 학생의 특성에 맞게, 학생의 기준에 맞게, 유연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생님이 자신의 기준에 학생을 맞추려 하면 결국 엄격하고 딱딱함이 관계 속에 스미게 됩니다. 선생님은 학생에게 실망하고, 학생은 선생님을 실망시키는 자신이 싫어질 수 있죠. 교사는 학생이 스스로 학습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옆에서 돕는 조력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 과정을 유연함으로 지켜봐주어야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정말 능력있는 교사는 어떤 학생이든 맞출 수 있는 유연함을 지닌 교사입니다. 어떤 학생, 어떤 학부모든 다 커버할 수 있는 역량과 아량을 보유한 교사. 그러면서도 스스로도 지치지 않도록 동기부여하고 관리하며 매일을 살아갈 수 있는 교사. 바로 그런 교사가 학원에서 가장 큰 성과를 내게 됩니다.
이 시대의 학원 교사는 학생들을 끌어안아 주고, 함께하는 존재로서 학생의 삶에 가르침을 주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학원이 단순히 성적을 높이는 장소로 남아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죠. 다시 말해, 그런 가치가 있는 학원이 되어야만 장기적으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교사가 단순히 가르치는 존재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학생에게 진정한 스승으로 다가가야 할 때, 학생들의 삶과 학습 태도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초개인화된 사회 속에서 교사와 학생이 서로의 진솔한 모습을 공유하고 서로를 이해할 때 비로소 진정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 진정한 교육이 학원에서 일어난다면 흔들림 없는 학원 성장이 가능해집니다.
우리 사회가 진정한 스승을 찾기 어려운 이유는 어쩌면, 서로를 알지 못한 채 흩어져 살아가는 개인화된 삶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이런 시대적 변화 속에서 학원이라는 공간이 단순히 지식 전달의 장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이 서로를 진정으로 알아가고 만나는 장소가 된다면 그곳에서 참된 교육이 시작되고 학원은 기존과는 다른 가치를 지닌 장소로 변화할 것입니다.
원장님들께서도 교사를 단순한 직원으로 보지 않고, 학생의 성장을 이끄는 파트너, 페이스메이커로 바라봐 주셨으면 합니다. 교사들이 학생들과 진정성 있게 소통하고,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학원의 성공을 위한 가장 강력한 열쇠임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원장님들께도 여쭤보겠습니다. 여러분에게 진정한 스승이 있습니까?
이렇게 다시 한번 여쭤볼게요. 스승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