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 익숙한 냄새가 났습니다. 그 냄새에 저는 추억 속으로 잠시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비가 전해 준 가을의 냄새에 추억 속 낙엽 태우던 냄새가 더해져서 마음까지 편안해졌습니다.
사소한 냄새 하나가 몇십 년이 지난 일을 어제의 일처럼 또렷하게 생각나게 하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찰나의 냄새 덕에 행복하고 기분 좋았던 그때의 그날로 돌아갈 수 있어서 너무 기뻤습니다.
가끔은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우리는 추억을 대면하게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들었던 노래, 이별의 순간에 맞이한 날씨, 행복으로 충만했던 그때의 냄새... 모든 것들이 당시의 우리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당시에는 슬플 수도 있고, 속상할 수도 있는 일 일지라도 시간이 지난 지금은 소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런 추억거리가 있게 살아왔음이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당시의 슬픔도 기쁨도 지나고 보니 모두 추억이 된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한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