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도 쉬어가며 짓자."
도서관에서 커피를 내리는 일은 생각보다 평온하다. 그래서 좋다.
책장 넘기는 소리,
조심스러운 발소리, 낮게 깔린 속삭임.
그 사이에서 커피 내리는 소리는 아주 적당한 배경음처럼 어울린다.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이다.
도서관에서 책을 다섯 권 이상 빌리면
커피는 물론이고 쿠키나 빵이 따라간다.
딱 50명만이 그 진한 행복을 얻을 수 있다.
이번 달은 브라우니.
진한 초콜릿 향이 촉촉한 식감.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먹기 딱 좋다.
"브라우니 아직 남았나요?"
"책 열 권 빌렸는데 두 개는 안 되겠죠?
우리는 그저 웃는다.
우리 도서관 카페는 자동이 없다.
모두 수동이다.
그라인더도 직접 버튼을 눌러야 원두가 갈린다.
레버를 돌려 포터를 채워 한잔의 커피를 내린다.
다른 날은 여유가 있다.
한 잔을 갈고, 좀 있다 또 갈고, 웃으며 갈 수 있다.
그날은 분주했다. 그만큼 그라인더도 바빴다.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그라인더는 한 마디 불평도 하지 않았다.
오후 3시 정리를 하기 위해 그라인더 버튼을 눌렀다.
기계가 말했다.
"웅~~~~웅~~~~"
그리고 그게 끝이었다.
다시 눌렀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 안 갈리지?"
"전원이 나갔나?"
도서관 담당자에게 달려갔다.
"그라인더가 웅~~ 하고 소리를 내더니 아무소리도 안나고 작동을 하지 않아요."
조금 후 기사아저씨가 등장했다.
그는 조용히 그라인더 앞에 섰다.
무언가를 살피더니 기계의 배꼽쯤 되는 곳을 꾹 눌렀다.
"딸깍."
그리고 그라인더가 다시 작동했다.
"이거 과부하예요."
"너무 많이 돌리면 기계도 파업합니다."
"이럴 땐 여기 이 버튼. 전원 복구 스위치를 눌러주면 돼요."
우리는 서로를 쳐다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기계도 파업을 하네~"
난 그날 이런 생각이 들었다.
기계도 일만 하면 파업을 하는데
사람은 왜 자기 마음속 파업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기만 하는 걸까?
앞으로는 커피도 천천히 내리고,
그리고 그라인더에게도 속으로 말했다.
"미안해. 앞으론 좀 천천히 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