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향을 따라온 아이

여름방학

by 응응

도서관의 여름은 특별하다.

햇빛이 창문을 두드리고

에어컨이 시원한 바람을 쉬지 않고 나눠준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엄마와 아이.

아이 손에는 시원한 색감의 모자가 엄마 손에는 그림책 몇 권.

엄마의 손을 꼭 잡은 아이의 손이 예뻤다.

여름방학이면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을 찾는 엄마들이 많다.

도서관 카페는 여전히 묵묵하지만

엄마들의 얼굴은 방학 특유의 느슨함과 분주함이 가득하다.


숙제도 잊은 듯 밝은 표정의 아이는 도서관에 들어오자마자 코를 벌름거렸다.


"엄마, 냄새!"

아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엄마 옷자락을 잡았다.

커피머신에서 흘러나온 향이 아이의 코를 벌름거리게 했다.


"저건 뭐예요?"

아이가 엄마에게 물었다.

"커피를 내리는 기계야. 맛있는 커피를 내려 주지."

"어른들이마시는 거야."

"달콤한 초콜릿 냄새가 나는데..."


아이에게 커피 향은 쓴 향이 아니라

달콤한 향이었다.


카피 향은 단순히 '쓴 냄새'가 아니라 수백 가지 향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복합적인 향이다.

갓 볶은 원두에서 나는 고소한 향,

고급 아라비카 원두의 은은한 꽃내음,

산미가 있는 커피에서 잘 느껴지는 과일의 신선한 향,

달콤 쌉싸래한 초콜릿 향,

시나몬, 정향, 허브 같은 이국적인 향이 은근하게 배어 나온다고 한다.


그 아이에게 도서관카페의 커피 향은 엄마와 함께 책을 보러 왔던

여름방학을 소환하게 되는 향으로 오래 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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