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샷 청년, 잘 지내고 있나요
도서관 카페.
커피 향이 퍼지는 이 작은 공간은 누군가에겐 쉼표고, 누군가에겐 하루의 시작이기도 하다.
나는 이곳에서 사람을 보고, 기다리고, 마음을 배우는 중이다.
12시가 조금 지나면 익숙한 발걸음 하나가 유리문을 밀고 들어왔다.
조용한 청년이었다.
항상 혼자였고, 말도 거의 없었다.
그 청년은 투샷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잔 시킨다.
“커피 나왔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는 꼭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목소리는 낮고, 짧았다. 그리고 웃지 않았다.
그리고 5분쯤 지나면 말없이 다시 와서 한 잔을 더 주문한다.
노트북도 없고, 책도 없고, 휴대폰도 보이지 않는다.
그 청년은 세상의 모든 소음에서 벗어나 오직 두 잔의 커피를 위해 존재하는 듯했다.
도서관에 온 목적이 단 하나였다.
커피. 그리고 고요.
그건 참 이상한 종류의 충전 같았다.
그렇게 6개월.
그리고 그는 사라졌다.
처음엔 그저 "오늘은 못 왔나 보다"라고 생각했다.
둘째 날엔 "몸이 좀 안 좋은가?"
셋째 날엔 "무슨일이 있나?"
그리고 어느새 한 달이 지나도 유리문 너머 익숙한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
나는 슬그머니 걱정이 됐다.
“그 투샷 청년, 요즘 안 보이네요.”
같이 봉사하는 분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취업 준비 중이라던데 취업해서 못 오는 것 아닐까?”
“아…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날 이후로, 나는 12시가 조금 지나면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문이 열릴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준비하던 투샷의 리듬이 어느 순간 멈춰버린 것 같았다.
가끔 생각한다.
그 청년은 왜 도서관 카페에 왔을까?
그 정해진 시간, 정해진 메뉴, 정해진 자리에 앉아서…
무얼 마시고, 무얼 비우고, 무얼 다잡았을까.
어쩌면 그 두 잔의 커피는 실패와 두려움 사이에서 스스로를 견디는 방식이었는지도 모른다.
가장 무거운 생각을 내려놓기 위해 이곳을 찾았던 걸지도.
누군가는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오지만,
그는 마음을 내려놓으러 왔던 것 같았다.
벌써 세 달째 그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그의 걸음걸이와 말없는 주문을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도 조용히 마음속으로 바란다.
부디, 어디선가
투샷의 커피 대신
‘사원증’을 손에 쥐고 있기를.
언젠가 문득, 다시 돌아올 수도 있겠지.
당당한 직장인이 되어 여전히 12시가 조금 지나면 투샷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조용히 시키는 사람으로.
그때가 되면 나는 웃으며 물어볼 거다.
“이번에도 두 잔, 맞죠?”
그리고 커피를 건네며
작은 속삭임처럼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