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대하여
그녀가 울었다.
커피 머신 앞에서 조용히 있던 그녀가 갑자기 고개를 숙였다.
눈물이 뚝, 뚝, 떨어졌다.
“괜찮아요?”
조심스럽게 물었지만, 대답 대신 가늘게 떨리는 어깨로 답했다.
한참 후에야 이야기를 꺼냈다.
아버지가 갑자기 아무것도 드시지 못하게 되셔서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거였다.
장폐색 증상으로 가스가 차서 계속 고통스러워하시는데, 입원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차도가 없다고 했다.
“80 넘으셨으니까요. 그게 문제예요.”
그녀가 힘없이 웃으며 말했다.
문제는 아버지의 고통뿐 아니라 병실을 지키는 어머니의 지친 몸이었다.
어머니도 80이 넘으셨다.
간병인을 쓰자고 아무리 설득해도
“내가 아니면 안 돼.” 하시며 밤낮없이 아버지를 돌보고 계셨다.
맏딸인 그녀는 남동생 둘과 번갈아 병원에 가지만, 엄마를 대신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결국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혹시라도 돌아가시면 어쩌나 그게 너무 무서워요.”
우리는 가만히 그녀의 말을 들었다.
어떤 위로도 쉽사리 꺼낼 수 없었다.
정말 위로란 게 되는 말이 있을까? 싶었다.
누구나 죽는다는 걸 알면서도,
내 가족의 죽음은 여전히 먼 나라 이야기로만 생각하게 된다.
어느 순간 우리도 모두 '그때'를 맞이한다.
언젠가는 다 알지만, 막상 그 순간이 오면 늘 준비가 안 된다.
괜찮은 척 해도, 사실 괜찮을 리가 없다.
누구나 맞이하는 죽음, 그러나 누구도 익숙해질 수 없는 이별.
그래서 준비가 필요하다.
죽음에 대한 준비라기보다는 이별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준비.
어쩌면 그 준비란 남아있는 사람의 몫인지도 모른다.
부모님의 마지막 순간을 받아들이는 일은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숙제다.
이별을 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오늘을 소중하게 살아내는 것.
눈앞의 사람을 더 많이 사랑하고, 함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나누고,
서로의 마음을 더 자주 들여다보는 것.
그렇게 살다 보면 이별도 언젠가는 덜 아프진 않지만 그래도 덜 후회할 수는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