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몰라유~"
도서관 카페의 오후는 늘 잔잔하다.
커피머신의 스팀 소리와 책장을 넘기는 사각거림이 한데 섞여 이곳만의 느린 리듬을 만든다.
한 분이 "따뜻한 아메리카노요." 하고는
잠깐 고개를 갸웃하더니 휴대폰을 꺼낸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꼬깃꼬깃 접어둔 만 원짜리를 건넨다.
20,000원.
마치 바람에 흩날린 꽃잎 한 장이 물 위에 떨어진 것처럼
아무 사건도 아닌 듯 그렇게 조용히.
나는 얼른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성함 좀 알려주세요"라고 했더니,
"이름은 몰라유~" 라며 그분은 이미 사라져 버렸다.
그 뒷모습을 보는데, 마음 안쪽이 묘하게 따뜻해졌다.
이 카페는 후원금으로 운영된다.
누군가의 작은 나눔이 오늘도 커피 향을 피우고,
이 향이 또 누군가의 하루를 부드럽게 감싼다.
그 2만 원은 아마, 누군가에게는 점심값일 수도,
책 한 권 값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 이곳에서는 그냥 ‘무심한 마음이 만든 가장 다정한 사건’으로 남았다.
아무렇지 않은 듯 건넨 두 장의 지폐가
카페 안에 묘한 온기가 퍼진다.
다음에 그분이 다시 오면,
“지난번 2만 원으로 좋은 원두를 샀어요”라고
꼭 말씀드려야겠다.
이번에도 무심히 웃고 지나가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괜찮다.
이 카페는 그렇게 누군가의 무심함과 누군가의 커피 사랑으로
오늘도 은근히 잘 돌아가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