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계속해서 거침없이 올라갔어요. 이번 여행의 경로는 미국의 가운데 위치한 가로로 긴 영토를 갖고 있는 주들 이기 때문에 우리가 북쪽으로 쭉쭉 올라가면서 여행하는데 문제가 없었어요.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고 지루해질 즈음 목적지에 도착했어요. 그렇게 두 개의 다코타 주 중의 남부, 사우스 다코타에 있는 수폴스에 도착했어요.
다코타는 부족의 이름으로 수족의 3대 부족 중 2개의 부족을 통틀어 이루어진 민족이래요. 수폴스는 예전에 수족이 살았던 곳으로 지명의 이름이 될 만큼 유명한 폭포라면 얼마나 멋질까 하는 기대를 갖고 공원에 도착했어요. 다른 팀들도 여럿 도착해서 구경하기 시작했지요. 얕게 깔리면서 계단식으로 이어지는 폭포의 모습은 상상했던 일반 폭포의 모습과는 달리 개성 있어 보였어요. 그리고 여러 방향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조성된 공원도 분위기를 더욱 좋게 만들었어요.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딱 좋을 것 같은 공원이었어요. 그래서 폭포 구경을 하고 자전거를 타기로 했어요. 다른 팀들이 구경을 마친 폭포의 정면을 감상하기 위해 폭포 위의 다리 중앙으로 들어서는 순간 우리는 깜짝 놀랐어요. 악취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거든요. 원래 수폴스는 오염이 됐던 것일까요? 최근에 이렇게 냄새가 심해진 것일까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서둘러 호텔로 돌아왔어요. 자전거 생각은 저 멀리 사라지고 엄마는 황급히 달려가 차에 탔어요. 저도 이번만큼은 느긋하게 걸어갈 수 없어 속도를 내어 뛰어갔어요.
다행히 우리의 숙소는 깔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의 호숫가에 자리 잡고 있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Hobby Lobby도 바로 앞에 있었고요. 남은 시간은 쇼핑을 하고 호텔 주변 산책으로 수폴스의 산책을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마침 우리가 평소 좋아하던 팬케이크 식당이 있어서 그곳에서 오전 시간을 보냈어요. 우리 동네에서는 할아버지들이 단골인 국밥집 같은 분위기의 허름한 브런치 가게가 이곳에서는 너무나 예쁜 카페의 모습으로 있어서 놀라웠어요. 나중에 우연히 보게 된 지역 매거진에서 이 지역의 추천 식당으로 소개된 곳이었어요. 여행을 하다 보면 그곳에서 만의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어 질 때가 있는데, 아빠와 저는 대부분 식당을 선택할 때 그런 마음이 제일 커져요. 이곳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은 무엇일까? 그런데 그런 생각에 종종 찬물을 끼얹는 엄마가 있어요. 고향의 음식이 그리워지듯이, 동네에서 먹었던 음식을 찾을 때가 있거든요. 그렇게 선택하게 된 곳인데 특별히 지역 매거진에 소개된 곳이라니! 뭔가 좋은 것에 우연히 당첨된 기분이었어요. 그리고 마침 그날은 수폴스 지역의 학교가 휴교인 탓에 동네 아이들이 식당으로 아침을 먹으러 나와서 꽤 오랜 시간 기다려야 했어요. 아빠와 아이, 또는 우리처럼 온 가족이 함께 아침을 먹으러 나온 모습이었어요. 덕분에 차례를 기다리면서 수폴스의 내 또래 아이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지요. 여행을 하면서 나와 비슷한 나이의 아이들을 보면 더 재미있어요. 내 생활과 비교해서 이것저것 상상하다 보면 여행하는 지역이 더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특히 고개를 푹 숙이고 휴대폰 하는 또래를 볼 때면 제일 반가워요. 서로 힐끗 어떤 게임을 하는지 보기도 하고……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고양이 카페도 봤어요. 친구나 사촌누나와 함께 여행 중이었다면 무조건 갔을 텐데……(비록 내가 털 알레르기가 있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내 또래감성을 느낄 수 있던 일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마트에서 마저도 끝없이 펼쳐진 사탕코너까지…. 제가 좋아할 수 있는 포인트가 많았어요.
사우스 다코타에 도착한 이래로 자동차 번호판을 포함해서 계속 마운트 러시모어 포스터가 많이 보였는데, 우리의 여행 일정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 후회됐어요. 이런 아쉬운 마음에 대해서 ‘가고 싶으면 가면 된다’ 주의의 우리 가족은 여행 경로를 과감히 수정하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큰 무리를 해야 했던 탓에, 다음번 있을 여행일정에 포함시키기로 하고 포기했어요. 이런 결정으로 사우스 다코타는 다음번에는 친구들과 여행해 보고 싶은 곳이 됐어요. 러시모어에 새겨진 각각 어울리는 대통령 역할을 맡아 함께 사진도 찍고, 고양이 카페에 들러 시간을 보내고 오면 사우스 다코타 여행이 재미있을 것 같아요. 물론, 아침으로는 사탕 가득한 마트만 가도 충분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