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리공항은 짐을 찾고 렌터카를 빌리는데 10분도 걸리지 않는 곳, 모든 일이 계획한 대로 술술 풀리는 기분 좋은 곳이었어요. 캘리포니아와 3시간의 시차가 있어 일찍 일어났지만 시계를 보니 늦잠을 잔 시간에 기상을 했지 뭐예요. 서둘러서 알려준 주소로 찾아가니 그곳에 같은 아파트에서 매일 함께 등교하고, 태권도 학원에서도 만났던 친구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어느새 친구의 동생도 태어났고, 항상 함께 계시던 할머니는 여전히 같은 미소로 우리 가족을 반겨주셨어요.
호텔의 조식과는 비교할 수 없는 할머니가 차려주신 아침을 맛있게 먹고, 이곳 학교 이야기도 들었어요. 제가 다니는 캘리포니아의 학교와는 달리 모든 교실이 지붕으로 연결되어 있는 건물이라 훨씬 좋아 보였어요. 여름에 머틀비치로 게를 잡으러 간 이야기와 이곳 나무는 키가 참 크다는 할머니 말씀도 들었는데 할머니께서는 엄마가 미국에 와서 하던 이야기와 똑같은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아빠한테 처음 미국 이야기를 들었던 곳이 바로 노스캐롤라이나 주 에요. 종종 이곳으로 출장을 다니셨거든요. 그래서 우리의 프로젝트가 이곳에서 시작된 것이 더욱 의미 있게 느껴졌어요.
엄마와 아빠가 한국에서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대해서 자주 하던 농담이 있는데 운전 중에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라는 말씀을 자주 했었어요. 신호등이 없는 건널목에서 안전하지 못한 상황이나, 운전 중에 매너 없는 차를 만나면 화내는 대신 웃으면서 자주 하던 말이에요. 그만큼 사람들이 친절하고 여유가 있다는 뜻인데 친구와 이야기해보니 학교에서 만큼은 아닌 것 같아요. 우리는 캘리포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의 공통점은 학교 친구들 때문에 매일 화가 난다는 걸 발견했지요. 사실 한국학교에서도 매일 티격태격하고, 선생님께 자주 혼났지만 우리에겐 오히려 한국이 더 여유 있고 평화로운 곳이라고 의견을 모았어요.
친구네 집 근처에 있는 듀크 대학교 구경을 갔어요. 할머니께서는 선물로 학교로고가 있는 후디를 선물해 주셨는데 그 옷을 입고 캠퍼스구경을 하니 대학생이 된 기분이 들었어요. 대학교에는 싸우자고 하는 아이들이 없겠지요? 큰 문구사와 간식 먹을 수 있는 곳도 많았어요. 내가 지금 대학생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