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으로의 초대, 안말환, 네오아트센터
(숲으로의 초대, 안말환, 네오아트센터, 2025.06.18.~07.13.)
이번 전시는 ‘나무’라는 하나의 주제를 통해 현대인의 삶을 깊이 성찰하게 만든다. 작가는 나무를 단순한 자연물이 아니라, 혼돈과 불안 속에 지친 우리 모두의 모습을 투영한 존재로 그려낸다. 작품 속 나무들은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신선한 숲이며, 우리에게 세상의 빠른 속도를 잠시 멈추고 깊은 호흡을 권하는 고요한 초대장처럼 다가온다. 마치 숲속에 잠시 머물러 숨을 고르는 듯한 느낌이다.
작가의 말처럼, ‘나의 나무들은’ 현대인의 바쁜 일상 속 숨 가쁨을 달래고 마음의 평화를 찾아가게 하는 매개체다. 돌가루와 다양한 자연 재료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두터운 질감은 나무가 가진 견고함과 동시에 인간 삶의 무게를 잘 표현한다. 각각의 나무는 작가 자신이자, 동시에 우리 모두의 분신이다. 서로 다른 형태와 색감의 나무들은 각기 다른 삶의 모습과 감정을 품고, 그 시선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삶의 이상향을 꿈꾼다. 나무들이 내뿜는 고요함과 강인함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게 만든다.
이 전시를 보며 ‘쉼’이라는 삶의 본질적 가치를 다시금 되새기게 되었다. 우리는 너무 자주 분주함 속에서 자신의 내면을 잃고, 무언가에 쫓기듯 살아간다. 하지만 작가가 보여준 나무들은 ‘멈춤’과 ‘호흡’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나무가 뿌리를 깊게 내려 흔들림 없이 서 있듯, 우리 역시 삶의 혼란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자신만의 공간에서 쉼을 통해 재충전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가슴 깊이 와 닿았다. 잠시 멈춰 서서 숨을 고르는 시간, 그 순간이야말로 삶에서 가장 소중한 휴식임을 깨닫게 한다.
또한 이 작품들은 보는 이와 상호작용하며 희망과 행복을 전한다. 무겁고 복잡한 현실을 잠시 내려놓고 자연과 닮은 나무와 교감할 때, 우리 내면의 평화가 싹트고 다시 일상을 향한 힘을 얻는다. 작가가 꿈꾸는 ‘세상에서 가장 크고 깨끗한 당신의 호흡’은 단순한 자연의 숨결을 넘어, 우리 모두가 삶에서 찾아야 할 진정한 위로이자 회복임을 느끼게 한다. 숲이 주는 고요함과 생명력이야말로 우리가 필요로 하는 쉼의 본질임을 마음 깊이 새기게 했다.
이번 전시는 단지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삶의 방향을 재점검하게 만드는 성찰의 시간이 되었다. 바쁜 현대인으로서 스스로에게 잠시 멈추어 쉬어갈 용기와 여유를 주는 이 전시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과 위로가 되길 바란다. 나무와 숲이 건네는 고요한 속삭임 속에서, 나 또한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다시 숨을 고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숨 고름이 내 삶에 또 다른 시작과 희망이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