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네잎클로버 아저씨

by 이윤지

신이 아빠에게 주신 특별한 재능은 네잎클로버를 기가 막히게 잘 찾는 능력이다. 그저 평범한 아파트 단지 내 공원일 뿐인데, 마치 아빠 눈에만 그 작은 행운의 잎들이 보이는 듯하다. 그렇게 모은 네잎클로버가 어느새 백 장이 넘는다. 아빠는 그것들을 박스테이프에 곱게 붙여 이웃들에게 선물로 나눠 주셨다.


아빠의 따뜻함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무더운 여름날, 원두막에 앉아 계신 할머니들에게 시원한 수박을 사다 드리고, 엘리베이터에서 인사를 잘하는 초등학생 아이들을 보면 곧장 빵집에 가서 빵을 사다 주신다. 같은 건물에 사는 이웃 자녀가 수능을 치를 땐, 찹쌀떡을 챙겨 주시는 것도 잊지 않으신다.


아빠는 특별한 직함도, 대단한 명예도 없지만, 늘 주위를 살피고 따뜻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하신다. 그런 아빠의 모습은 나에게 큰 울림이 되고, 내가 닮고 싶은 어른의 모습이기도 하다. 행운을 나누고 따뜻함을 퍼뜨리는 삶, 그게 바로 내가 본 우리 아빠다.

keyword
이전 14화외로움 속에 피어난 책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