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 빛
별 것 없이 지극히 평범한 하루에 돌덩이 같은 무거운 것이 툭 하고 떨어질 때가 있었다. 어쩌면 내가 돌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를 그 순간 끝없는 어둠이 시작되었다. 엄청난 무게를 견디고 버티며 서있는 것조차 힘들었을 나 자신에게 물었다. '돌을 굴려볼 생각은 있는 거야?'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조차 무슨 뜻인지 모른 채 묻고 또 물었다. 그게 빛을 향해 가는 유일한 방법인 줄 알았으니까. 어둠이 무서웠던 이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 어떠한 것도 볼 수 없기에 내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들은 끝이 없었다. 나에게 그도 그랬다. 마치 어둠 속 홀로 갇힌 외로운 사람 같아 보였다. '항상 곁에 있을 것 같은 사람의 부재 란 기나긴 어둠 속 홀로 걸어가는 느낌이지 않을까' 하고 감히 짐작해 보는 순간 내 몸에서는 지진이 일어나고 있었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생각을 할 수도 없었다. 그냥 그 순간 나는 돌덩이 그 자체였다.
모든 것들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왔는데도 나 홀로 무겁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대로 멈춰버릴 것 같은 시간이 갑자기 공포로 다가오는 그때, 아이러니하게도 저 멀리 반짝거리는 무언가 보이기 시작했다. 빛이었다. 어둠만이 가득할 것 같았던 그곳에 정말 어렴풋이 빛이란 게 생기고 있었다. 공포가 벗어날 의지를 만들어주고 그 의지가 빛이 되어 서서히 밝혀주는 이 아이러니함에 나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때 알았다. 어쩌면 스스로를 돌덩이로 만들어버린 것이 어둠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나 자신을 지키는 잘못된 방법임을 빛을 보고서야 깨닫게 된 것이다. 어둠이 있으면 빛이 있고, 빛이 있으면 반드시 어둠도 존재하는 것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면 내 머리도 마음으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어둠이 존재한다고 그 안에 든 모든 것이 돌덩이는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외롭지만은 않다는 것을, 한계에 부딪히고 나서야 알았다. 아주 자연스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