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움직임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요즘의 나를 들여다볼 여유조차 없었다. 그저 과거의, 또는 미래의 어둠 속에 사로잡혀 현재에 눈을 감고 있었을 뿐. 그런 나에게 조차도 반짝이는 요즘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매일같이 놀라는 중이다.
사실 그동안 많은 취미들이 있었다. 단지 평범하게 살아가기 위해 발버둥 치는 듯한 그런 느낌의 취미. 매일같이 빵을 만들기도 했고, 쉬는 내내 그림만 그리기도 했으며, 하루 종일 책만 부여잡고 있던 적도 있었다. 그것들을 하는 동안엔 적어도 숨을 쉴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요즘 내 마음속을 밝게 만들어주는 건 발버둥이 아닌 행복의 움직임 같았다. 숨 쉬려고 읽는 책이 아닌 단지 너무 좋아서 읽는 책들, 생각을 지우기 위함이 아닌 보는 내내 행복해져서 데려온 여러 물고기들. 전부터 늘 하던 것들이 이젠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는 현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대체 이전에는 어떤 시간 속에 살고 있었던 걸까?'라는 질문 하나만 남긴 채.
지인들을 만나게 되면 항상 궁금했던 것이 있었다. '넌 요즘 뭐가 가장 즐거워?' 그런 질문을 던지고 싶을 때면 '나는 왜 다른 사람의 행복이 이리도 궁금한 걸까?' 하는 생각과 함께 스스로가 너무 불쌍히 여겨졌었다. 그런 과거에 비해 지금의 행복은 이리도 가득한데 그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꾸 스스로 의심과 비교를 하기도 한다. 과거 속 나 자신이 지금의 나와 같다는 편견 속에 갇힌 채.
아무도 알아줄 일 없는 그 어두운 편견은 이상하리만큼 평범한 일상 속에서 더 잘 나타났다. 누군가 먼저 알아주길 바라면서. 그런 내가 요즘은 있는 그대로를, 그리고 현실을 아주 잘 바라보며 지내고 있다. 두 눈 크게 뜨고 일상의 행복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중이랄까. 소소한 일상이 주는 평온함과 행복이, 그리고 그것들이 내 요즘의 시간 속에 가득하다는 것에 그 어떠한 의심도 비교도 없게 되었다.
최근에 내가 이뤄낸 가장 큰 변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