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간 속에서
나는 새로운 시간 속에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과거에 '우울증'이라는 짙은 어둠 속에 갇혀 시간이 흐르는지도 모른 채 그저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왔다. 무엇을 통해 내 시간이 새롭게 재탄생한 걸까? 어째서 시간의 쳇바퀴가 다시 돌기 시작한 걸까? 그 이야기를 써보려 한다. 책과 글이 주는 엄청난 욕구와 그 힘에 대해.
어둠 속에서 나오지 못했던 그때, 그리고 새로이 시간이 흐르고 있는 지금, 항상 내 곁엔 책과 글이 있었다. 어떤 목적에서 책을 곁에 두고 글을 눈에 담았는지는 전혀 상관없었다. '강박'으로 변질되었지만, 그 이름 하에 나는 매일같이 반드시 책을 곁에 둬야 했고 그 시간이 나를 버티게 해주는 유일한 힘이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안에 쌓여갔던 이야기들이 더 이상 공간이 없어 밖으로 터져 나오듯 글로써 풀어내기 시작한 것,
기적이었다.
도대체 이 좁은 마음에 얼마나 가득 차 있던 걸까? 누가 읽을지도, 아니 읽어줄 사람이 있는지도 모르는 공간에 하나씩 풀어내기 시작했다. 아무도 알지 못하도록 무작정 꼬아서 적기 시작한 글에 솔직한 내면이 더해지기 시작하면서 마음속 이야기들이 진정으로 옮겨지고 있었다. 멈춰버렸으면 했던 시간 속에 나는 뭘 그리도 감추고 싶었던 거지?
요즘의 나는 한 편의 짧은 글을 쓰면서도 정말 여러 번의 수정을 거쳐 완성한다. 돌려 말하지 않고 좀 더 솔직한 나를 담고 싶기에. 내면의 모든 걸 담는 행위가 이리도 어렵고 난해한 것인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스스로에게 묻는다. 지금의 넌 어떤 시간 속에 살고 있냐고.
내가 살아왔던 시간과 내가 살고 있는 시간, 각기 다른 두 시간 속에 있었던 난 앞으로 어떤 시간 속에 살게 될까? 마음 깊은 곳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가득 숨어있는지 나조차도 알 길이 없다. 하지만 내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에 있어 용기는 점점 커질 것이다. 솔직함을 무기 삼아 새로운 시간 속 나를 잘 다스려 보려 한다.
시간의 쳇바퀴가 계속해서 돌아갈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