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라서 행복하다.
"엄마는 0번, 아빠는 1번이야."
"나도 엄마가 0번, 주원이는 1번이야."
턱을 내밀며 투닥거리는 둘을 바라보고 있다.
서른다섯 살 차이 나는 그들은 나를 두고 싸우고 있다.
누가 더 나를 사랑하는지로.
아이의 세상에 0번이 1번보다 앞선다는 사실은 나를 0번에 데려다 놓았다.
그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하다.
아빠와 아들이다.
나는 어이가 없는 눈으로 둘을 바라본다.
"엄마는? 엄마는 어때?"
"그래. 엄마 이야기도 한번 들어보자!"
"엄마는 주원이가 0번, 아빠는 1번"
"오예!!"/ "아잇~!!"
엇갈리는 두 사람의 표정.
이런 걸로 논쟁하는 그들이 나는 그저 웃기다.
그리고 이 집 속 나는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다.
투닥거리는 두 사람을 관찰하다가 나는 문득,
이런 것이 바로 행복이라는 걸 느낀다.
그런 감사한 순간이 있다.
이번 연재는 그런 순간순간들을 기록으로 남긴다.
더 흘러가기 전에 차곡차곡 잘 모아두어야지.
내 행복지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