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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나의 힘

운동장 전쟁

by 로미

키가 작으니, 힘도 약한 편인 주원이.

남자아이 키 작은 건 어찌할 도리가 없다.

엄마 아빠가 신경 써야지.


최근 그래도 더디던 성장에 초록불이 들어왔다.

어느새 쑥 자란 것.



그래서인지 힘도 제법 세졌다.

곁에서 지켜보면 안보일 줄 알았는데,

확실히 키가 좀 점프하니까 체력도 더 단단해진 게 느껴진다.




마침, 날씨도 좋은 가을.

요즘 유치원에선 축구가 한창인듯했다.


작년엔 그렇게도 하기 싫다던 축구였는데,

올해는 먼저 하고 싶다고 성화다.


아들과 노는 게 좋은 아빠는 당장 탱탱볼을 가지고 학교 운동장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쿠팡에서 축구공을 샀다.

딱딱한 축구공도 충분히 소화가 가능할 것 같았나 보다.



아들과의 축구 경기.

드디어 아빠 로망 실현!


근데 꼭 엄마도 끼워서 데리고 간다.

'나는 축구 안좋아하는데...'


그렇게 나간 운동장에서 나는 아이의 실력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작년에 축구교실에 보낼까 해서 아이를 이끌고 여기저기 체험 다녀봤었는데

아이는 관심도 별로 없었고, 실력이랄 것도 없었는데..


오- 신기하다. 제법 뻥뻥 찬다.


"오예!!!! 또 넣었다!!!! 14대 1. 아빠 진짜 못한다~~"

"아.. 또 들어갔어ㅠㅠㅠ.. 너 왜 이렇게 잘해~~!!"



봐주기 스킬로 올린 실력이 얼마나 될까 했는데

나는 매번 축구를 따라갈 때마다 깜짝 놀란다. 나보다 잘 차..





한동안 천천히 자라라를 입에 달고 살았던 나는 후회했다.

말하는 대로 이뤄지는 것만 같아서..

그래서 요즘은 새로운 말을 입에 붙였다.



"쑥쑥 자라라"

"아브라카다브라~ 다 이뤄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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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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