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끼니
치킨이 먹고 싶은지 한 달 이상 된듯하다.
오가는 길에 눈에 밟히는 치킨집들.
도란도란 치맥 하는 사람들.
혼 치맥 가능하다.
근데 왠지 혼자 먹긴 싫었다.
치킨 집에서의 좋은 기억들이 처량한 추억으로 둔갑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먹고 싶은 걸 참는 데는 한계가 있다.
먹기 전까지는 뇌리에서 계속 맴돈다.
생각이란 놈은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그동안 몇 차례 모임이 있었지만 치킨 먹을 기회는 오지 않아 오늘 실행했다.
치킨 집 추억들은 보존하려 배달 주문을 했다.
오늘처럼 빡세게 돈 날은 열량 보충 충분히 해줘야지
그래서 그렇게 신나게 돌았나?
치킨 먹을 줄 미리 알고?
나 누군가에게 지배당하고 있는 거?
ㅋㅋㅋㅋㅋ
26~42분
집 가는데 30분 정도 걸리니까, 딱이다.
도착하면 바로 먹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가는 길이라 내가 가져가도 되는데~~~
포장 주문 시에는 쿠폰을 못 쓰게 되어 있었다.
치킨집 지나는데, 냄새가~~
진동을 한다.
내 치킨 튀기고 있나?
치킨 집을 지나 횡단보도신호 기다리고 있는데, 배달 완료 알림이 왔다.
헐~~~~
치킨이 먼저 도착하다니~~
발보다 빠른 배달~~~
빨리빨리 민족 아니랄까 봐~
내 발걸음도 덩달아 빨라졌다.
식으면~ 식으면~
식기 전에~ 식기 전에~
하나라도 더 먹어야잖아~~~~
치킨 배달의 신발에서 떨어진 눈 부스러기들이 보인다.
한 층 한 층 오를수록 잔해가 듬성듬성 해지긴 했지만 나는 부지런히 그 발자취를 따라 오른다.
냄새도 다가온다.
행복하다.
눈도 웃고 입도 신나서 웃고 있다.
♤ 메뉴 : 반반점보윙치킨
맛있다.
역시 맛있네.
마늘 간장은 좀 짜고, 별로~~
역시 허니가 내 입맛에 맞ㅇ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