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했다.
* 진료, 입원, 치료 시 준비물 :
휴대용 산소 공급기
휴지
작은 비닐봉지
지팡이
물
휠체어(병원에서 대여)
아빠 진료카드 혹은 신분증 등등
진료 당일부터 몸 상태 체크한 메모
기다리는 동안 할 일 혹은 취미 생활
오전엔 택시가 잡히지 않아 하루 전날 잡아놔도 취소가 되는 일이 정말 많았다.
그래도 어떻게든 잡아서 아빠를 모시고 갔다.
물론.... 숨을 쉬어야 하기 때문에 산소 호흡기를 꼭 달고 갔었다.
그리고 물과 식사를 하시지 못할 때 진료 시간이 식사 시간에 껴져 있으면 일부러 진료시간보다 1시간 일찍 먼저 도착하여 수액을 걸 수 있는 폴대를 가져와서 그곳에다가 뉴케어 팩을 걸어서 식사를 할 수 있게도 했고 휠체어에 달려 있는 것을 찾기도 했다.
물론 식사 준비는 대기 의자에서 모두 최대한 깨끗하게 할 수 있게끔 신경을 많이 써가면서 했다.
식사가 가능할 땐 가래를 뱉어내야 하기 때문에 물을 많이 드셔야 했다.
그래서 항상 가래를 뱉어 넣을 비닐봉지가 필요했다.
기다림이 길어질 일이 생길 땐 무작정 취미생활하는 것의 DIY 키트를 들고 갔었다.
내가 지쳐서 아빠를 놓칠 것 같았기 때문이고 잠들었을 시 아빠 이름을 듣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자지 말아야 했다.
입원 초반에는 아빠가 검사실에 가서 한 시간이 넘도록 나오지 않을 시엔 1시간도 잠을 잘 수 없었을 때엔 검사실 앞 의자 위에서 앉은 상태로 웅크리고 잠든 적이 있다.
오죽하면 검사하시는 선생님이 날 흔들어 깨울 정도였다.
그래서 진짜 깜짝 놀란 일이 있고 나선 어떻게 해서든 그때 당시만이라도 잠들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내가 기다리면서 하는 바느질이나 혹은 다른 취미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 아빠는 시간을 때울 때도 있었다.
건전한 내 취미 생활에 아빠는 물멍 하듯이 보셨던 것 같다.
아빠가 입원실에 들어가 약을 맞고 있을 때는 옆 혹은 앞에 또는 지나가면서 내가 뭘 하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꽤 있었지만 정작 말을 거는 사람을 몇 없었다.
말을 걸어주면 그때 이 얘기 저 얘기 듣고 말하다 보니 그분도 시간을 죽일 수 있어서 좋아했다.
덕분에 작은 토론 시간이 발생하기도 했다.
나도 그분도 긴장이 풀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 생긴 취미 생활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