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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 시작

폐가 아픈 분은 아픈 티가 안 난다

by 블루블랙

5월 아빠가 어느 순간부터 밥을 안 드셔서 물으니 배가 고프지 않다 하셨다. 난 그게 진짠 줄 알았다. 그러나 그건 폐에 물이 가득 차서 식사도 못 하고 계신 거였으며 식사를 안 한 지는 좀 되었다는 거다. 아빠 회사분이 밥 안 드신 지 좀 되었단 소리에 진짜 식겁했을 정도였다.

호흡곤란으로 실려갔을 때 7일간 코로나 격리 후 일반 병동으로 올라가서 마주한 아빠의 모습은...

환자복을 입고 코에 콧줄을 달고 폐에 구멍을 내고 카테터를 다리 밑으로 눈금이 있는 통을 침대 밑으로 달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 통엔 분홍빛이 도는 물로 차 있었다.

거기다 야위기까지.

7일 만에 살이 빠져있었다.

한쪽 폐에 물이 가득 차서 물을 빼기 위해 구멍을 뚫은 것을 보고 정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그래서 상황을 물어보니 아빠 말론 한쪽 폐에서 물이 1리터 이상 나왔다는 것. 그리고 지금은 그렇게 아프지 않다는 것

순간 아니 폐에 1리터 이상이 있었다는 것은 정말... 무게뿐만 아니라 밥도 못 먹을 만했다 싶다


1. 숨은 쉬고 있음

2. 걸을 수 있는 체력은 아직 있음

3. 폐에 물이 차서 구멍을 뚫어 물이 많이 빠짐

4. 말은 할 수 있음.

5. 코로라도 밥을 먹을 수 있음.

6. 지금이라도 만날 수 있다는 거에 다행


정말 함축하면 여러 생각이 들었고. 내가 무심한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내과 병동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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