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착할 수가 없다.
간병을 시작하면서 내 밥, 아빠 밥, 그리고 간혹 화장실 가는 것부터 시작해서 구구절절.
내가 같이 안 가는 게 없었다.
간혹 일탈로 집에 갔다 왔지만 그때마다 어떻게 알았는지 성격 나쁜 간호사가 내가 없는 틈을 타서 아빠를 데리고 위아래 한 곳을 10번이나 넘게 왔다 갔다 했단다.
그것도 검사한다는 목적으로 사람 검사도 안 해주고 그렇게 힘들게 왔다 갔다 했다고 아빠가 얘기한 적이 있다.
그래서 따지러 갔려다 가만 둬라.라는 말에 열을 식힌 적이 여러 번 있었다.
나는 그때 그 사람이 오면 웬만해선 조용히 있으나 엄청 싸납게 굴었다.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정말 내가 봤을 땐 정말 싸나웠다 생각한다.)
그리고 시비를 걸면 그렇게 하라고 해보라고 성질을 부리니 결국 아무것도 못 하면서 내게 화풀이를 했던 것도 여러 번 있었다.
그래서 어디 안 가고 아빠 옆에 딱 붙어 있으니 웬만하면 건들지 않게 되었다.
운이 좋아 간병인 언니와 친해져 샤워하는 방법, 물품을 배워 아빠에게 샤워를 해줄 수 있게 되었고 왔다 갔다 같이 지내면서 택배 받는 곳 등등을 시설물 관련을 배우기도 했다.
언니 덕분에 빠르게 적응을 한 것 같다.
오전 3~4시 피를 뽑거나 X-ray를 찍고 오전 8시 아침 식사
우린 뉴케어 팩으로 받기 때문에 남들 보단 조금 더 늦게 받았다.
이유는 입으로 먹는 경구 약을 받을 때 같이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벌떡 일어나 담당 간호사를 찾아 아빠 밥을 조금이라도 일찍 받으러 갔었다.
그리고 소변통에 소변을, 변을 볼 땐 화장실에 갔었으나 그 용량을 적었어야 했다.
아무래도 부종이나 이런 것을 확인 할기 위함이라 최대한 맞게 적었다.
공동 화장실엔 한 층에 2개가 있는데 각 맨 끝쪽에 있었다.
데스크를 가운데 끼고 양쪽에 각 하나.
병실도 그렇게 나누어져 있어 사실상 샤워실 1개로 대략 3~40명이 쓴다고 보면 된다.
나 같은 경운 아빠를 모시고 가서 아빠 먼저 씻기고 그다음에 다시 줄을 서서 씻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착하다 하더라...
왜? 난 착하지 않다.
그냥 공격하지 않으면 신경을 쓰지 않을 뿐이고 사람들에게 엄청 관심을 두지도 관찰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르신들은 그게 아니었나 보다.
착하니까 병간호를 하지 이러면서 화 한번 내지 않는다고 한다.
정말일까? 아니. 단지 화를 낼 일이 없을 뿐이다.
아빠가 날 더 배려해주고 (물론 필요할 때도 말을 안 해 속이 터져 참다가 터진 적이 있지만.)
나 또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냥 하면 되었을 뿐.
다른 사람 눈엔 내가 착하다며 칭찬을 한다.
이건 모르는 일이다.
단지 같은 병실 라인에 자기 화를 이겨내지 못하고 병간호하면서 환자한테 화를 내는 보호자가 많아 큰소리가 났을 뿐이고.
나는 그렇지 않았을 뿐이다.
착한 사람은 없다. 단지 그걸 어떻게 생각하냐가 다를 뿐이고.
난? 음... 허용 범위라면 뭐... 그냥 그런가 보다. 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