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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도전사

by 초월김 Oct 2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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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뭐든지 조금씩 잘하는 그런 부류의 어린이였는데, 여기서 핵심은 ‘조금씩‘이다.

1등은 아니고 2~3등 또는 장려상 같은 것들?

예를 들면 줄넘기 대회 장려상, 글짓기 대회 동상, 산수경시대회 은상 뭐 이런 식이다.

금상이나 대상 같은 1등 상을 타 본 기억은 별로 없다.


초등학교(라떼는 국민학교) 5학년 때였던 걸로 기억난다.

'주장하는 글(소논문)쓰기 대회'라는 교내 글짓기 대회가 있었고, 무슨 내용을 썼는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반에서 1명 주는 1등 상격인 최우수상을 받았다.

뭐라고 써서 상을 받았는지 글 내용도 기억에 안 남는 지금, 상 탔으니 기분이 좋았다는 거 정도 외에 더 기억에 남는 건 'Y'라는 이름의 같은 반 여자애다.

그 5학년 학급 소논문 쓰기 대회에서 나는 최우수상, 그 친구는 2등상인 은상 정도(정확하진 않다)를 받았던 것 같다.

Y는 동시 짓기, 백일장 등등 글짓기 대회만 하면 상을 싹쓸이하다시피 하던 친구였는데,

공부가 상위권이었던 것 같지는 않은데 글짓기 대회에서만 두각을 나타내던 친구라 기억에 남는다.

역시 정확하진 않지만 4~5학년 정도 같은 반이었던 것 같은데 정말 말 한번 섞어본 적 없는 친구임에도 불구하고

30년이 넘게 흐른 지금 얼굴은 까먹었지만 (이 글에서는 Y라고만 언급하겠다.) 성과 이름이 정확히 기억에 남는 것은 그 대회에서 글짓기로 그 친구를 이겨봤다는 기억 때문이다.

목소리도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말수가 적었던 친구였는데, 내가 최우수상을 타니 그 친구가 꽤 실망한 표정을 지었던 기억이 선명하다.

제법인데? 하는 표정,  나에 대한 질투나 상을 못 타서 화가 났다는 느낌보다는 아쉬움이 큰 것 같은 기운을 느꼈다.

물론 나만의 착각일 수 있지만 그 Y의 그 표정이 나에게 상당한 자극이 되었던 것만은 분명하다.

그 후 Y는 전교 소논문 쓰기 대회에서 당당히 최우수상을 받았다. 한두 번 이겨볼 수는 있어도 기본 실력의 차이는 어쩔 수 없는 거다.


중학교에 올라가고부터 글을 쓸 기회는 현저히 줄어들었고,

특출 나게 재능을 보인 것도 아니었기에 잠시 휴식(?)을 하다가 다시 글쓰기에 흥미를 느낀 것은 대학에 가서부터이다.,

교회에서 격월간지를 발간하는 편집부 동아리 활동을 하게 되었는데, 이런저런 글을 쓰는 일이 정말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그때 처음 느꼈다.

그때 느꼈던 감정은 누가 내 글을 읽어주는 것에 대한 즐거움이다.

잘 쓴 글이든 못쓴 글이든 서로 평가하고 읽어주고 어딘가에 실려서 남는다는 것은 상당한 보람이다.

기록되지 않으면 글이 될 수 없듯이 내 글이 어딘가에 남겨지고 그 글을 누군가가 읽는다는 것은 행위와 결과에 모두 의미가 있는 일이다.

대학 생활 내내 편집부 활동을 하면서 수십 편의 짧은 글을 썼던 것 같다.

지금은 소중한 추억이고, 자산이다. 언젠가 이곳에 옮겨 적어두어야겠다.


지금은 찾을 수 없는 싸이월드에는 내가 썼던 몇 가지 아티클들이 있다.

주제는 다양한 편인데, 친한 친구들의 외모를 주로 디스 하면서 소개하는 ‘얼짱열전‘과 스타크래프트 게임 후기, 여행기(도쿄 갔던 거 딱 1편) 정도가 기억난다.

싸이월드에 썼던 글은 사실 글이라기보다는 낙서에 가깝긴 했지만, 얼짱열전 같은 경우는 당사자들도 좋아해 주고

본인도 주제가 되었으면 좋겠다든지, 주제가 될 사람을 추천해 달라든지 하는 제안을 2번 정도 받았던 것 같다. ^^


사실 이 글은 브런치 인턴 작가가 아닌 정식 작가가 되기 위한 3번째 글을 쓰기 위한 목적의 글이다.

동시에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겠다는 나와의 약속이자, 도전사의 표지와 같은 글이기도 하다.

어떤 주제로 앞으로 브런치에 글을 쓸지, 그리고 이 결심이 얼마나 의미 있고 성실하게 지켜질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아직은 향긋한 바람냄새를 맡아 머리가 맑아진 것 같은 기분에 불과하지만 글을 써야겠다는 이 결심이 브런치 정식작가 등록으로 소중한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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