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도 주춤거린다
봄이 차마 못 들어오고 문 앞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는 것 같다.
볕은 따뜻한데 바람은 여전히 차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흐릿해지고 서서히 잊어가는 것만큼이나 봄이 오는 것이 당연한데,
벚꽃이 필 거라는 것을 아는데,
그날들이 오지 않을 것만 같다.
그렇게 되면 뭔가 너무 낯설 것 같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고,
수많은 나날들이 지나면 기억은 지워져 가는 것도 뻔하지만,
어느 하나 당연하게 오는 것이 없고
앞서 반드시 그 순서를 거쳐야만 한다.
봄을 만나려면 찬바람을 맞아야 하듯이
특정 기억에서 멀어지려면 멀어짐의 과정을 지나야겠지.
운동으로 어떤 결과를 얻으려 해도 긴긴 고통의 터널을 지나야 한다.
아주아주 숨이 차고 지루한 터널.
이제 2주 정도 되었나...
몇 주나 지난 것 같은데 아직 2주라니.
달콤한 시간은 찰나이고, 인고의 시간은 억겁(億劫)인 듯하다.
내 운동 재생목록 中
https://youtu.be/k6xhYryxSVA?si=y_l91k679wipcy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