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각자의 길이 달랐지만 함께 한 세월이 참 오래됐구나~친구야!

by 명랑처자



면접에 합격하기 전 이날은 보통의 아침과는 달리 분주했다. 바쁜 와중에도 김밥을 싸서 1줄은 내가 먹고, 2줄은 아빠가 드실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거실 테이블 위에는 아빠가 '용돈'이라고 메모해 놓으면서 2만 원을 놓아두었다. 오늘도 아빠는 용돈 중 일부를 나와 엄마에게 줬다. 내가 드려야 하는데 이렇게 받아 쓰고 있다. 이런 내가 뭐가 좋다고 정말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다 주시는 아빠다. 빨리 엄마, 아빠와 바통터치를 해야 되는데 구직활동이 잘 안 된다. 나의 조건이 안 좋긴 안 좋다. 하지만 응원해 주시는 분이 많아서 '잘 될 거야'라고 되새기며 '파이팅' 하고 있다. 예전에는 한 달 안에 안 된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두 달이 되어가니 조급함이 생긴다.




이 날은 일단 '광명'에 가는 게 급하기 때문에 일단 구직활동은 미뤄놨다. 후다닥 외출준비를 하고, 예약시간보다 두 시간쯤 전에 도착해서 별다방에서 시간이 되길 기다렸다. 광명이라고 해서 대중교통으로는 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시간만 잘 맞춘다면 기다리지 않고 1시간 내 갈 수 있다. 하지만 난 희한하게 멀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오늘은 아주 멀리에 사는 친구를 만나러 가는 느낌이 든다. 원래도 이런 여행을 좋아하는데 오늘따라 더 여행 가는 것 같다. 사실 '친구와의 저녁식사'도 있었지만, 친구의 샾에서 염색을 하기 위해 가는 거다. 하지만 보통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냥 '염색'이 아니라서 매번 멀어도 이 친구한테 머리를 맡기는 거다.




엄마가 말씀하시길 나는 태어난 이후로 '건선'으로 잠들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그래서 응급실도 자주 가고, 약물도 맞으러 가고 등등 좋다는 건 전부 시도해 봤다고 한다. 그나마 많이 좋아져서 참을 수 있었지만 가을이 되고, 음식을 조심하지 않고 막 먹었더니 '건선'이 머리 전체로 번지고, 최근에는 잠을 못 잘 정도로 심각했다. 그래서 '술', '라면', '밀가루' 등등 먹는 음식과도 관련이 있기에 조심하는 중이다. 그렇지만 '두피'는 자꾸 자면서 긁어서 피가 날 정도가 되어 '염색''두피'의 상태를 고려해서 할 수 없을 때는 이번처럼 내 친구가 최대한 상처에 닿지 않게 조심해서 좋은 재료로 발라준다. 그렇게 해도 항상 나는 쓰라려서 죽을 것만 같다.




하지만 한 번쯤 옆 동네 미용실로 엄마가 데려가서 염색을 했는데 하고 나서 두피가 뒤집혀서 진짜 죽을 뻔했다. 그날 이후로 절대 모험하지 않는다. 이 친구와는 25살에 '고객과 헤어 디자이너'만났던 우리는 이후 점점 친해지면서 '친구'가 되었다. 그 친구가 '결혼'을 할 때도, 자녀를 낳을 때에도, 어떠한 상황이든 항상 곁에 있었다. 어느새 취향까지 비슷 해 져서 '책'을 읽고 나서의 감상평이나 주변의 사물이나 사람에 대한 의견까지도 비슷해졌다.



세상에 나 자신이 아니면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맞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러 해를 거치는 동안 서로 많이 달라지고, 시간이 아닌 세월을 함께 보내다 보니 십 년쯤 전부터는 베프가 되었다. 자주 전화도 해 주고, 책도 추천해 주고, 일상 이야기도 하고, 여기저기 아픈 이야기도, 끝없는 맛집까지 ㅎㅎㅎ 내가 한 개 주면 세 개, 네 개 마구 주는 친구라서 항상 고맙고,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 싶다!!!


내가 실수해도 넘어져도 외로워도 멀리 있어도
생존을 확인이라도 하며 지내자꾸나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