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이 오시면 때론 이렇게 해 봅니다.
지난번보다
더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참고 참다 보면
어느새 울지도 못하고
그저 답답한 마음을
제대로 누군가 뚫어줬으면 합니다
실컷 울기라도 했다면 좋으련만
그렇게 하기 어렵다 보니
잠도 안 오고 여기저기 아프고
생각만 많아지고
그냥 누워만 있고 싶어 집니다
이럴 땐 일단 한 여름이라고 해도
벌떡 일어나
따뜻한 물에 몸을 맡겨 봅니다
세수부터 정성껏 단장까지 천천히
진도 나가봅니다
그리고 오만가지 생각상자를 다 접습니다
근심과 걱정 보따리는 동굴로 보내버립니다
어느새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어 집니다
언제든 나가도 되지만
아무 때나 나가면 안 되는 세상이니까
집 나가면 개고생이니까
아침 운동으로 산책부터 시작해 봅니다
길 잃어버리지 않는 거 아시죠
오늘이라는 시간부터
발라드의 가사만 생각하며
따라 들을 수 있을 정도까지만
진정시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