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629 이네후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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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부 북부에 있는 이네후나야를 다녀왔다. 장마기간이 예보되었고 이네후나야 지역에도 소나기와 뇌우가 예보되어 있었는데 다행히도 비는 내리지 않았고 구름이 꼈지만 멀리까지 시야는 좋은 상태였다. 오히려 구름이 끼어 너무 덥지 않아 여행에 딱 좋았다.
만이어서 파도가 높지 않았지만 하수관리가 잘 되는지 물이 맑았다. 집집마다 1층에는 배가 정박할 수 있게 되어 있어 잔잔한 파도가 집 1층에 조용히 들이치고 있었다. 재밌는 곳이었다. 아주 정적인 시골동네지만 늘 집에 파도가 치는.
1층에 선박을 두는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은 마을에서 집과 집 사이에도 파도가 쳤다. 파도가 치는 모습도, 들이치는 정도도, 나가고 나서 남기는 흔적도 집집마다 다르다. 그게 그 집들의 '사이'같았다. 친구 사이처럼. 부부사이처럼. 두 집이 어떤지, 어떤 사이인지에따라 집과 집 사이의 틈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어느 집 사이에는 따개비가 앉았고 어느 집 사이에는 배수로가 있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으며, 어느 집 사이는 담장이 경쟁하고 있어 보이지 않았다. 어느 집은 집은 예쁘지만 집과 집 사이는 허름하고, 어느 집은 틈은 깨끗하고 집은 오래되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이와 같을 것이다. 어린 시절의 나는 집과 집 사이를 정비하느라 나를 정돈할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한두 명 정도의 절교를 겪고 그보다 훨씬 많은 수의 사람들이 그저 스쳐지나가는 인연으로 남았다. 중년이 된 지금은 '사이'는 사람마다 다른 모습으로 남겨두고 집을 좀더 정돈하게 되었다.
2023.07.04
오염수 방류전 마지막 일본여행을 다녀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