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은 왜 세계에서 가장 청렴하고 행복할까?
"절치부심"
그들은 꿈을 꾸었다
북유럽을 호령하던
왕국의 영광은 지나갔지만
500만 덴마크인들은
그들만의 세상이
가능하다고 믿었다
백야와 극야를 오가며
자원이라고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모두 두고 나온 이들
그들은 정직함으로
사람을 가르치고
시스템을 정비했다
"행복 찾기"
북유럽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
그러나
내가 남보다 잘 산다고 여기지 않는
겸양의 미덕이
그들에게 삶의 평안을 주었다
살 걱정 먹는 걱정 없으니
행복하려면 마음이 편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일찍이 알아버린 사람들
집도 의상도 환경도
누구에게 뽐내려는 의도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저 맘 편하고 건강하고
일 열심히 하는
그런 세상을 살고 있다
"가족"
그들은 다른 생각을 하며 산다
성공이 행복의 끝이 아니다
삶 자체가 행복이다
엄청난 사회복지제도와
엄청난 세금 사이에서
그들이 택할 수 있는 행복은
사회적 부와 성공은 아니었다
가족 간의 사랑과 화목함이
그들에게는 행복의 끝이다
비싼 물가만이
적당히 힘든 일상을 채찍질한다
행복한 삶의 공식 안에
사랑스러운 아이들은
언제나 어디에나 있다
"자유"
놀랍게도 이곳에선
개인이 누릴 자유와 쾌락은
누구도 간섭할 수 없다
히피들의 삶터를 자치 구역으로 인정한 나라
길거리 자판에서 대마로 호객하는 나라
동성결혼이 합법인 나라
행복의 공식을 완성하기 위해
보수적 종교와 윤리 사상은
잠깐 길을 내주어야 했다
그만큼 개인 일상의 행복은
신성불가침이다
"집"
덴마크인의 행복은
집에 모여 있다
안식의 공간이 있고
아이들이 있고 마당이 있다
그 집의 가구는
쉼의 공간을 구성하는 도구일 뿐이다
그래서 단순하고 기능적이다
그래야 편히 오래 지낼 수 있다
겨울에 해가 저물어 밤이 20시간 지속돼도
그 공간 안에서는
행복하다
안전하다
"휘게"
휘게라는 쉼의 철학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살아보고 고민해 보고
그게 답인 것을 알았을 것이다
그들에게 행복의 절정은
여름에 해가 좋으면 시작된다
야외에서 햇볕을 느끼고, 해수욕을 하고
가족 나들이를 하고, 조깅을 한다
이보다 더 한 행복이 있을까?
덴마크의 행복 공식은
지금도 정답을 만들어 낸다
"휘게(hygge)는 편안함, 따뜻함, 아늑함, 안락함을 뜻하는 덴마크어, 노르웨이어 명사이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또는 혼자서 보내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시간, 일상 속의 소소한 즐거움이나 안락한 환경에서 오는 행복을 뜻하는 단어로 사용한다"
덴마크는 물가가 비싸서 관광여행으로 가기에 좀 부담스러운 나라다. 다행히 업무차 코펜하겐을 방문한 후, 잠깐의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덴마크를 가보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는 어떻게 이 나라가 전 세계 부패인식지수 1위, 행복지수 2위를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흔히 물질적인 풍요가 넘치는 나라의 국민들은 경쟁적인 사회의 분위기와 빈부차이로 인해 그리 행복하지 않다. 미국이 그렇고 한국이 그렇다.
덴마크는 서울의 반도 안 되는 인구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그들이 만들어 놓은 정직한 사회적 시스템과 효율적인 교육 시스템을 바탕으로 사회주의 부자나라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들은 정치, 경제적 확장을 통한 성취가 아니라 내실을 통한 성취를 추구해 왔다. 어쩌면 그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발전 전략일 지도 모른다.
덴마크인의 삶을 관통하는 키 워드는 "휘게(hygge)"이다. "휘게"라는 뜻은 편안함, 따뜻함, 아늑함, 안락함을 뜻하는 덴마크 노르웨이 단어이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또는 혼자서 보내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시간, 일상 속의 소소한 즐거움이나 안락한 환경에서 오는 행복을 뜻하는 단어라고 한다. 어떻게 이런 라이프스타일을 전 국민이 갖게 되었을까?
덴마크는 1년에 5-8월 4개월 동안, 해가 18시간 떠 있다. 이 말은 나머지 시간은 해가 일찍 진다는 얘기다. 많은 시간을 집안에서 보내야 하는 이들은 가정을 중심으로 삶의 재미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덴마트의 지정학적, 정치적 조건과 기후적 조건이 이들을 휘게 할 수밖에 만들지 않았을까?
그들의 가족과 집이 "휘게"의 중심이 된다. 그들은 궁극적인 인간의 행복 공식을 깨달은 듯하다. 어디를 가도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나라. 자신을 누구와 비교할 필요가 없는 나라. 덴마크인들은 스스로 느끼지 못해도, 행복을 찾는 명석한 두뇌를 갖고 있는 듯하다.
순간 한국은 어디에 있나? 생각해 본다. 삶의 질을 위해서 가정을 꾸리기 힘든 나라. 아기를 낳지 않는 나라. 노인의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1등인 나라. 우리의 행복 공식은 어디부터 잘 못 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