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어서
나는야 영어 유치원 턴태미.
9년 차 어학원 강사이다.
유치부, 초등부 아이들과 시끌벅적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영어를 가르치는 일이 좋아서, 아이들이 좋아서 이 일을 시작했지만,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면 나의 선택을 후회하고 내 직업을 미워한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10년 차를 앞둔 지금은 주저하지 않고 말할 수 있다.
나는 내 일이 참 좋다.
소중하다.
그래서 더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
내 일과 밀당하는 시기를 이제 막 살짝 지나고 나니 아이들과 학부모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 ‘근무 시간의 나’와 ‘퇴근 이후의 나’를 분리하는 훈련이 되어간다.
여전히 우리 반은 매일 시끌벅적하고 교육과 훈육, 그리고 육아가 바쁘게 이루어지며 숨 가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퇴근 후에 나의 하루를 되돌아보면 스트레스보다는 뿌듯함과 따뜻함을 가질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여유가 생기고 나니, 그동안 나를 울게 하고, 웃게 해 준 아이들과의 에피소드들이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다. 에피소드 덕분에, 아이들 덕분에 이 일을 더욱 아끼고 사랑하게 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일상에 치여서 그 소중함을 더 빨리 망각하게 된다는 것도 깨달았다. 경력이 쌓이면 쌓일수록 아이들이 주는 감동과 기쁨, 행복에 익숙해져서 아무 생각 없이 흘려보내게 될까 걱정이 된다. 현장에서 일해야만 배울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아이들만의 신비한 에너지와 특별함을 쉽게 잊게 될까 벌써 아쉽다.
선물 같은 이 순간들을 놓쳐버리지 않고 글로 적으며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다. 글자로 적으며 그 순간들을 다시 곱씹고 싶다. ‘글을 써봐야겠다.’ 마음을 먹고 나니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생각이 더욱 부지런해진다. 느린 속도로 바라보고 기억하게 된다. 어른들은 생각할 수 없고, 말해줄 수 없는 아이들만의 삶의 태도와 지혜를 열심히 배운다.
열심히 배워서 그들에게 더 좋은 선생님이 되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