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꼬마의 여름 주문
장마가 시작됐다.
분명 어제랑 같은 온도인데,
어딘가 꿉꿉한 이 느낌.
여름의 불청객, 올해도 슬그머니 찾아오셨다.
옷장에서 제일 짧은 바지를 꺼내 갈아입고, 다시 방바닥을 정리하는 중이었다.
그때, 등 뒤에서 인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눈꽃 모양 바지네.” (시각)
“냄새 좋다.” (후각)
“부드러워.” (촉각)
국어 시간, 시험에 꼭 나온다고 별표 치던
바로 그 공감각!ㅎㅎ
언제 샀는지도 가물가물한 내 잠옷 바지에
이렇게까지 반응해 주다니.
갑자기 받은 황송한 관심에 기분이 시원해졌다. 찌푸렸던 마음도 투명한 유리잔 속 간 얼음처럼 사르르 풀렸다.
“엄마 옷 중에 제일 시원한 옷이야~”
씨익.
올여름도, 잘 부탁해!
#여름습기탈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