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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39화] 알 수 없는 사람 앞 일
by
U찬스
Dec 25. 2024
사람의 앞일이란 건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석훈에게 보낸 글을 읽은 석훈의 동기는 찬희의 이야기를 책을 출간하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낯선 전화번호가 휴대폰에 뜨는 순간, 찬희는 무언가 알 수 없는 큰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떨리는 손으로 테이블에 놓여 있는 휴대폰을 집어 들고는, 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뗐다.
"여...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윤찬희 님 되시나요? 이석훈한테 소개받고 연락드렸습니다."
찬희는 모르는 음성이었지만, 따뜻함이 느껴지는 상대방의 목소리에서 왠지 모를 안도감을 느꼈다.
"아... 네... 안녕하세요."
보이지도 않는 상대에게 머리까지 숙여가며 찬희는 긴장을 가득 실어 인사했다. 그러자 상대방은 굳어있는 그녀의 마음을 녹여줄 더욱 놀라운 말을 꺼내는 것이었다.
"저희 회사에서 윤찬희 님의 글을 책으로 출간할까 합니다."
찬희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는 느낌이 들었다. 귀가 멍해지고 심장이 두근거리며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네? 출간... 이라고요?"
찬희는 자신이 읽은 책들을 통해서, 출간이라는 것이 얼마나 많은 출판사의 문을 두드려야 하는지, 그러면서 자신의 글이 채택되지 않음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고 있는지 익히 알고 있는 터였다.
'내 글이 책이 된다니... 내가 그런 자격이 있긴 한 걸까?'
여전히 믿기지 않는 일이었지만, 분명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현실이었다.
'이렇게 쉽게 책을 낼 수 있게 되다니! 일이 이리도 술술 잘 풀릴 수 있다니! 어쩜 내게 이런 기적 같은 일이!'
그렇다면 이건 자신에게 행운이 따랐다고 밖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었다. 진우가 떠난 이후 깜깜한 어둠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기만 하던 자신에게 따른 특별한 행운.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온 자신에게 진우가 주는 선물일까 싶기도 했다.
물론 이제부터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도 생각했다.
편집자와의 대화를 통해서 수많은 수정도 필요할 것이고, 책의 디자인 또한 책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될 것이었다. 그 기나긴 여정을 통해서 자신의 책이 나올 거라 생각하니 찬희는 벅찬 마음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찬희는 전화기 너머의 상대방에서 몇 번이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네었다. 그리고는 석훈에게도 연락했다. 역시 한참 만에야 전화를 받은 석훈은 바쁜 틈에서도 찬희에게 축하의 인사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찬희야, 정말 축하해. 이제 정식 작가님 되는 거네?"
"정말 고마워요. 선배가 힘써준 덕분이에요. 매번 이렇게 신세 져서 어떡해요."
"아냐, 신세는 무슨 신세. 다음에 식구들이랑 같이 가게에나 놀러 와."
"네, 선배. 아는 사람 다 데리고 가서 매출 팍팍 올려 드릴게요. 호호."
석훈의 담담한 말투에서 묘하게 느껴지는 따스함에 찬희는 눈물이 핑 돌 정도였다. 자신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이런 사람들 덕분이라는 생각에, 찬희는 몇 번이나 감사의 인사를 반복하며 기분 좋게 석훈과의 전화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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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나이에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된 U찬스입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겪은 다양한 경험과 시행착오, 삶의 지혜들을 글에 잘 녹여서, 어제보다 오늘 더 기대되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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