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사면서 대출을 갚기 위해 재테크에 몰두했던 시기가 있었다. 맞벌이는 하고 있었지만, 월급은 생활비와 대출이자로 빠져나갔고, 치과 치료나 부모님의 병원비 같은 갑작스러운 큰 지출들이 생기면 매달 적자였다. 결국, 월급 외의 제3의 수입이 절실했던 것이다.
부동산이나 주식 같은 재테크에 도전했지만, 항상들은 항상 수익이 나는 것은 아니었다. 고정적인 현금 흐름을 기대하기는 어려웠고, 한 번 하락세를 타면 끝도 없이 떨어졌다. 어쩌면 내 공부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뛰어들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던 중, 우연히 타로를 보게 되었는데, 내 운명은 '한 번에 큰돈을 버는 사람은 아니라, 티끌 모아 태산 하는 사람'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재미 삼아 본 거라 100% 맞을 수야 없겠지만, 순간 많은 생각이 스쳤다. 어쩌면 나는 한 번에 큰돈을 모으려다 오히려 실패를 반복했던 건 아니었을까? 그리고 평생 티끌을 모은다고 태산이 되기는 하는 걸까 하는 생각에 눈앞이 더욱 깜깜해졌다.
사실 우리는 작은 돈을 모으려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악착같이 해서 뭐 하냐"며 푼돈의 가치를 폄하하며 말하곤 한다.
당장 나 역시도 "티끌 모아 태산이 될까?라는 의문을 품었을 정도이니 말이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었다. 하루 3~4장씩 글을 쓰겠다고 스스로와 약속했던 나였다.
'이렇게 쓴다고 해서 책이 완성되겠어?'라는 의구심이 들 때도 많았지만, 어느새 페이지들이 채워지는 것을 보면서 확신이 들었다. 적은 양이라도 매일 쌓여간다면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결과가 된다는 것을 몸소 깨닫게 된 것이다.
나의 별것 아닌 말 한마디들이 책으로 만들어져서 많은 이들에게 읽힌다면, 그리고 어느 한 사람에게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 말이야로 티끌의 영향력은 끝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돈도 마찬가지다. 작은 돈을 하찮게 여기고 아무렇지 않게 써버리는 습관은 결국 큰 낭비로 이어진다.
점심 후 커피 한 잔, 기분이 울적할 때 마시는 소주 한 병,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쌓이면 큰돈이 된다. 고정적인 수입이 있을 때야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언젠가 수입이 끊겼을 때 그 지출을 한순간에 끊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티끌을 모아 태산을 만든다는 것은 단순히 돈만을 아끼자는 의미가 아니다. 사소한 습관들이 모여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작은 돈을 소중히 여기고, 작은 노력을 꾸준히 쌓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나를 성장시키고, 언젠가 내가 꿈꾸는 미래를 실현할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