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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함이라는 탈을 쓴 무례함

왜곡된 솔직함

by 이루나 Dec 01. 2024

대화를 하다가 내가 들었을 때 그 사람을 조심하려는 문장이 있다. 더불어 내가 말하는 것은 주의하려는 문장이기도 하다.


"내가 좀 솔직하잖아."


물론 모든 종류의 솔직함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경험상 이런 뉘앙스로 이야기를 할 때는 본인의 솔직함을 무기로 다른 사람의 감정을 배려하지 않고 말하는 행동에 대한 아주 좋은 변명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가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을 날 것 그대로 내비쳤을 때, 상대방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은 것뿐. 그렇기에 나에겐 그저 이렇게 들릴 뿐이다.


"난 그냥 다른 건 신경 안 쓰고 하고 싶은 말은 해야 해."


솔직함을 주장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본인에게 동일하게 솔직했을 때, 차분하게 반응하는 경우를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 오히려 본인의 솔직함이 공격받았다고 생각하거나, 상대방이 배려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이러한 솔직함은 무례함과 같다고 말하고 싶다.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분명 상대방을 배려하며 말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솔직하다'를 검색하면 거짓이나 숨김이 없이 바르고 곧다는 뜻으로 나온다. 이는 거짓이 없다는 것이지, 생각하는 바를 때와 장소에 맞지 않게 혹은 그 사람의 기분을 고려하지 않고 말하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상대방을 배려하며 말하는 사람은 저렇게 문장을 시작하거나 본인을 소개하지 않는다.


나 역시 내 의견을 내거나 나의 조언을 누군가 구했을 때에도 솔직함의 덫에 걸리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반대로 누군가가 나에게 솔직함을 무기로 다가왔을 땐 그 무기에 찔리기보다는 무시하고 돌아서려 노력한다. 그리고 왜곡된 솔직함은 다른 어떤 형태로든 나에게 되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사진: Unsplashnegar nikkh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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