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의 내가 10대의 나에게.
<명상록> 2002.05.23
참된 우정이란 무엇일까?
자신의 목숨을 버려가면서까지 친구에게 최선을 다하는 거? 친구와의 의리를 지키는 거? 아마 둘 다 맞을 것이다. 참된 우정은 생각하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참된 우정은 이렇다. 아니, 내가 바라는 우정일지도. 내가 생각하는 참된 우정이란 상대방의 성격이라든지 등등을 이해하여 주고, 친구를 위한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주며, 친구가 길을 잘못 들었을 때 그 친구를 떠나지 않고,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런 친구.
나는 이기적 이게도 이런 친구를 원하면서, 이런 친구가 되어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Dear Luna,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가장 즐겁지? 나도 그맘때는 학교에서나 방과 후에 친구들과 노는 게 제일 재미있었던 것 같아. 운동장 구석에 둘러앉아 만화 주제가를 부르며 꺄르르 웃던 해맑은 표정들도, 리처드 클레이더만의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를 배우고 싶다며 무작정 찾아갔던 피아노를 잘 치는 친구의 좁은 방도, 공부를 잘했던 친구와 선생님&학생 역할 놀이를 하며 지새던 시험기간의 그 밤도, 특별할 것 하나 없지만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참 많이 떠오르는 행복한 모먼트들이야.
세월이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추억으로만 남아있는 친구들도 있지만, 그 기억만큼은 시간이 지나도 반짝거리며 내 안에 남아있어. 루나도 친구와의 관계 안에서 많은 고민이 있을 텐데, 너무 압박감을 느끼기보다는 친구를 대하는 진실한 마음과 그 시간을 소중히 하는 마음을 가지고 지내면 좋겠어:)
사진: Unsplash의Annie Spra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