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의 내가 10대의 나에게.
<명상록> 2002.06.18
세상이 변하면서 바보처럼 암기만 하면 다가 아니다. 웬만한 작업은 컴퓨터가 한다. 컴퓨터와 달리 우리는 생각과 느낌을 가진다. 컴퓨터 같은 기계는 명령만 따를 뿐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런 컴퓨터와는 달리 사람에게는 창의력이 있다. 창의력을 높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뭐든지 간에 스스로 익히는 법을 알아야 한다. 이것이 창의력을 높이기 위한 출발점이다. 그리고 독서와 토론이 필요하다. 또 실험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이 맞았는지 확인한다.
나의 창의력은 얼마나 될까? 아마 바닥을 길 것만 같은... 이제 사회에서 성공하려면 창의력이 높아야 할 텐데, 걱정이다.
Dear Luna,
맞아. 컴퓨터의 등장 이후 많은 발전이 있었고, 앞으로도 세상은 더욱 변화해 갈 거야. 기술의 발달과 함께 인간의 일을 기계가 대체하고 인간이 설 자리를 잃어갈수록, 역설적으로 더 중요해지는 인류만의 고유의 능력이 루나가 언급했던 '창의력'인 듯해.
그렇다면 창의력을 기르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그리 길지는 않지만, 내 삶 안에서 여러 일들을 겪으며 다다른 나의 대답은 'Openness'와 'Flexibility'야.
나는 원래 변화를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이었어(사실 지금도 그렇긴 해). 기존 방식을 고수하길 바랐지. 하지만 변화를 거부하는 내 마음과 달리 나를 둘러싼 세계는 끊임없이 변하더라구. 제 자리에 가만히 있고 싶었던 나에게, 변화는 마치 큰 파도와 같이 덮쳐왔어. 한때는 파도에 맞서 흐름을 거스르며 살아가려던 시기도 있었는데, 어느샌가 깨달았어. 세상을 바꾸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우리 모두는 그 흐름을 거스를 수 없는 존재라는 걸. 나를 향해 달려드는 파도에 온몸으로 부딪히며 저항하기보다는, 파도 위를 누비는 서퍼들처럼 파도에 몸을 맡기며 올라타야 한다는 걸.
나는 여전히 변화에 더딘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지금보다 더 시간이 흘렀을 때, 다가오는 세상과 융화되어 살아가길 바라고 있어. 그래서 나만의 고집과 생각의 틀에 갇히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 중이야.
쉽지 않지만, 지금부터라도 노력해 보자.
Openness : 새로움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태도와,
Flexibility :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루나는 분명 나보다 관대한 마음으로 다양성을 안은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사진: Unsplash의byronet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