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어제는 몸과 마음이 힘들었다.
그녀와의 여행 후 하루도 빼지 않고 야근하기도 했고, 10일만에 5kg 을 감량하기도 했고,
내 자신을 돌보지 않아서, 사는 낙이 별로 없는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역시 제일 큰 이유는 그녀가 너무 보고 싶었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도 하루 쉬었다.
야근 일정을 취소하고, 수리되고 있는 자동차 정비장에 들려서 일을 처리하고,
오랜만에 아직 해가 떠 있는 시간에 집에 들어와,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고, 치킨 배달도 시켜먹고,
몇달만에 짐에 가서 근육 운동도 좀 해보고, 저녁에는 슈퍼맨 리부트 영화를 봤다. 7.5/10.
하지만 결국 나를 일으켜주는 건 잠들기 전 들었던 그녀의 목소리였다.
그녀가 보고 싶어서 허전한 내 마음은, 오직 그녀만이 채울 수 있다.
그녀는 언제나 사랑스럽고 매력이 넘치는 사람이지만,
우리에게 힘든 일이 있거나, 세상 일이 맘대로 되지 않을 때 그녀의 진가가 드러난다.
나는 그녀가 난관을 헤쳐나가는 방식을 좋아한다.
그녀가 사람을 대하는 방식을 좋아하고, 그녀의 화법을 좋아한다.
그녀의 삶에 대한 자세를 좋아하고, 사회의 현상을 바라보는 시점을 좋아한다.
이렇게 내면이 탄탄한 사람이 나를 사랑해주는데, 심지어 외모까지 그 누구보다 아름답다니.
세상은 불공평하단 걸 느낀다.
마음까지 예쁜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잠드니, 아침에 일어나니 몸과 마음이 모두 풀려있었다.
머릿속이 복잡할 땐, 내 머릿속이 얼마나 넓다고 그리 복잡할 일인지 생각해본다.
내 머릿속이 몇 평이나 된다고.
머리 복잡해질 때마다 그녀를 떠올린다. 아무리 꼬인 케이블도, 그 어떤 실타래도 풀어주는 그녀.
나도 그녀에게 그런 존재이면 좋겠다.
세상 모두가 그녀를 욕하는 것만 같고, 그 어떤 일도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에도,
모든 것이 물흐르듯 흘러가게 해주는 사람이고 싶다.
평생 그렇게 지켜줄 것이다.
그녀는 두 달 전 우리들의 영상을 편집하며, 고작 두 달 전인데 왜 이리 젊어보이냐고 한탄한다.
늙어가는 것을 걱정해야할 사람은 나 뿐이고, 동안 중의 동안인 그녀에겐 지나친 엄살이다.
난 22년 전에 그녀를 처음 만났다. 그리고 벤자민 버튼처럼 그녀는 더욱 싱그러워졌다.
세상 모든 것들은 처음엔 반짝반짝 빛나던 게, 시간이 가고 비바람을 맞으면 퇴색한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빛난다.
비바람에 깎여나갈 수록, 오히려 더욱 빛나는 사람이다.
그녀와 함께 늙어가고 싶다. 그것이 함께 젊어지는 길일 테니까.
그녀를 닮아갈 수록, 나는 아름다운 사람이 될 테니까.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그녀는 나를 안아주는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세상 만사와 타인을 대해주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매일 닮아가고 싶은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