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그녀는 오늘 처음으로 새로운 퍼스널 트레이너와 운동을 했다.
여자 선생님이신데, 스타일 좋게 머리를 풀고 너무 예쁘시다며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한다.
나는 심드렁하게 답했다.
'으응, 예쁘시구나아-' 하고.
비현실적으로 예쁜 그녀를 만나고 나서는, 누가 예쁘다고 말을 들어도 별로 믿음이 가지 않는다.
어딜 가도 그녀만큼 예쁜 사람이 없다.
여자 선생님이라 꼼꼼하게 운동을 봐주시고, 여자의 몸을 더 잘 이해해 주시고,
남자 선생님들은 아무래도 오해 받을 수도 있으니 동영상을 찍어주시기가 어려웠는데,
그녀가 운동하는 모습을 찍어주고 자세히 알려주시니, 더 도움이 된다고 좋아하는 그녀.
그녀가 민망하지 않은 영상들 위주로 나에게도 보내줬다.
어떤 노력으로 그녀의 아름다운 몸매가 만들어졌는지, 내가 그녀를 왜 좋아하는지 다시 깨닫는다.
환상적인 비율. 팔. 복근. 등골. 멋진 잔근육. 그녀의 기개만큼이나 곧게 편 자세.
나의 가보만 또 늘었다.
그녀는 또 회사에 그녀 아래 인턴으로 온 여자 분이, 공부에도 일에도 대단한 위치에 있었던 분이고,
대단한 일을 하셨던 분이고, 대단한 경험을 하셨던 분이고, 대단한 능력이 있었던 분이라 감탄한다.
나는 또 심드렁하게 답했다.
'으응, 그러시구나아-' 하고.
대한민국에서 제일 높은 곳에서 제일 중요한 일을 제일 성실하게 해낸 그녀를 만나고 나서는,
누가 대단하다고 해도 별로 감흥이 오지 않는다. 어딜 가도 그녀만한 인물이 없다.
'그 정도 일과 스펙인 사람은, 우리 주변에 널려있고, 자기보다 자랑할 것 없는 사람이야'
... 라고 말하려다 참았다.
내 개인적으로는 그녀 주변에 있는 사람 중에 제일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 인턴의 현실은 그녀 밑에서 인턴을 하고, 혼자 적응 못 하는 것 같다고 눈물 짓고,
이상한 사람 취급 당하다가, 상사인 그녀의 예전 자료나 허락 없이 마구 뒤져보고,
회사나 학교의 공식 허가 없이 마음대로 명함을 파고, 이상한 화법으로 잘난 척- 을 하는 사람인데.
그녀는 참 관대하다. 사람의 좋은 면을 먼저 보고, 배울 점을 먼저 찾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에게도 그렇게도 넓은 아량을 베푸는 것 같다.
나는 그녀를 만난 이후로, 그녀라는 큰 그릇에 풍덩 빠져 살고 있다.
그녀의 동료들은 그녀에게 '참 사람 못 본다' 며 혼낼 때가 있었다. 그럴만도 하다.
하지만 그녀가 '사람을 잘 보는 사람' 이 될 수 있도록,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려 한다.
그녀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 심드렁- 한 내 자신을 되돌아본다.
그녀를 제외한 타인들에게 더 냉소적인 사람이 되었다고 하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녀를 만나고 나서, 그녀만큼 대단한 사람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어딜 가든 그녀만큼 예쁜 사람이 없었고, 그녀만큼 능력 있는 사람이 없었다.
내 자신에 대해서는 겸손해야겠지만,
내가 사랑하는 그녀에 대해서는 한없이 코가 높은 사람이 됐다.
그녀는 나의 자신감이다.
나는 세상에서 제일 가는 사람을 만나고 있다.
이렇게 완벽한 여신 같은 그녀도, 시트콤 속 미녀 주인공처럼 재밌는 일들을 우연히 벌이곤 한다.
며칠 동안 찐옥수수가 먹고 싶었는데, 마트에 가서 헛탕을 치고, 회사에 생옥수수가 배달이 되고,
다 까면 안 되고 한 겹 남기고 까야하는데 다 까버리기도 하고, 뉴슈가가 필요한데 그것도 매진이고,
월정액 없이 음악을 들으려 하는데 한 달에 들을 수 있는 곡수가 한정되어 있어서,
첫 미리듣기 1분 정도만 듣다가 분위기가 올라서 따라 부를만하면 노래가 끊겨버리고.
외모는 여신인데, 이런 넘치는 인간미로 지루할 새가 없는 사람이다.
아아, 이런 인간적이고 재밌는 면 때문에 더욱 완벽한 건가.
그녀는 내가 그녀에게 완벽한 남자라고 말해주곤 한다.
그녀야말로 내게 완벽한 사람이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그녀는 그 누구보다 관대한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사람의 나쁜 점보다 좋은 점을 먼저 찾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아침부터 땀이 흐르는 등근육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